[대구, 동아시아 의료산업 허브를 꿈꾸다] <中> 국제의료서비스 중심도시로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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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7   |  발행일 2015-11-27 제5면   |  수정 2015-11-27
中‘뷰티’·동남아‘중증’·日‘한방’…맞춤형 의료로 1만 환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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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모발이식을 비롯해 태동단계인 통합의료, 준비단계인 심장, 뇌 등 지역특화 4대 의료를 육성하는 등 미래 의료산업 먹거리를 위한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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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환자가 대구지역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모습. <영남일보 DB>

뛰어난 의료진·시설·친절 3박자
'메디시티 대구’ 브랜드 영향력 ↑
2010년 4493명서 4년새 2배 증가
중국인 年 140% 이상 늘어 눈길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80명 양성
편안한 서비스로 환자만족도↑
모발 등 지역특화 4大 분야 육성
차별화된 의료로 우위선점 박차

의료산업 허브를 꿈꾸는 대구 입장에서 의료산업 인프라 구축과 해외환자 유치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 어느 것 하나 성장 속도가 늦어지면 의료산업 허브라는 꿈은 현실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인 점은 행정기관과 병원, 관련 단체들이 힘을 모으면서 대구의 해외환자 유치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메디시티 대구의 국제적 브랜드 영향력 향상은 해외환자 유치 경쟁력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는 올해까지 6년 연속으로 보건복지부의 해외환자 유치 선도의료 기술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2014년에는 전국 지자체에서 유일하게 의료관광 시범도시(문화체육관광부 의료관광클러스터 조성 사업)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대구지역의 대형 및 중소병원은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자체적으로 해외 병원과의 협약, 해외에서 상담과 원격 진료가 가능한 사무실(상담소)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전초기지로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캐나다 등 4개국에 대구의료관광 홍보센터 10곳을 설치했으며 이 센터를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 환자 수가 점차 늘고 있다.

26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대구시 해외환자 유치 실적은 2010년 4천493명에서 2014년 9천871명으로 4년 만에 5천378명 늘어난 수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에 대구의료관광홍보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는 매년 140% 이상 중국인 의료관광객 수가 늘고 있다.

외국인 의료관광객에게 대구는 친절하고 의료시설의 수준이 높으며 의료진의 전문성이 뛰어난 도시로 꼽힌다.

지난해 대구를 찾은 의료관광객 1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종합고객만족 점수는 88.5점을 기록했다. 의료기관의 친절도가 92점으로 가장 높았고 의료시설 수준이 91.0점, 차별 없는 진료와 의료진의 전문성이 각각 90.5점과 90.1점을 기록했다.

대구가 가진 의료 역량을 바탕으로 개발한 대표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시는 중증, 경증, 뷰티, 웰니스, 검진, 한방 등 6개 분야에 걸쳐 대표 상품을 개발했다. 중국은 뷰티성형, 동남아시아는 중증 질환, 일본은 한방 치료 등으로 국가별 선호도에 맞게 개발했다.

올 들어서만 대구를 찾은 해외환자수가 1만명을 넘어섰고 연말이면 1만5천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내년엔 해외환자 유치 2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렇다고 대구의 해외환자 유치가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외국인환자를 대상으로 종합지원 창구를 마련하고 의료기관 지정제를 추진하는 등 의료 한류를 유지·확대하고자 고심하고 있지만, 이 같은 인기가 머지않아 수그러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를 찾는 해외환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최근 자국 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선 이르면 10년 후엔 외국인 환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의 발길이 끊겨 일부 대형병원 등을 제외하면 대구의 해외환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대구시와 의료계는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늘어나는 대구의 외국인 의료관광객에 대비해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은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를 전문적으로 양성하기 시작했다. 10월 말 현재 수준 높은 의료관광 코디네이터 80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코디네이터의 60% 이상이 한국으로 귀화한 외국인이어서 대구를 찾는 해외환자가 더욱 편안하게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은 물론 다문화 가정에 대한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또 국제의료서비스 중심도시 육성을 위한 K-메디컬센터 유치, 해외환자 유치 선도의료기관 지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외국인 환자들이 대구를 방문하면 검증된 의료기관에서 적정한 가격에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실제 이 같은 차별화되고 선별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해외환자 만족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대구의 의료서비스가 수도권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또 의료관광안내센터 원스톱 서비스 강화, 전국 최초로 의료관광 전용 외국인 안심보험 가입 등 국제협력 지원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여기다 중국 대형여행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규모 해외환자 유치에도 성공, 올해만 3천명이 넘는 중국인 환자가 대구를 찾고 있다.

대구시는 한 발 더 나아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발 이식을 비롯해 태동단계인 통합의료, 준비단계인 심장, 뇌 등 지역특화 4대 의료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를 위한 차별화, 특성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와 의료계가 손을 잡고 전국 최초로 운영하고 있는 범의료계 협의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지역의 의료산업 역량을 한 단계 향상시키는 숨은 지원군 역할을 맡고 있다. 협의회는 병원간 협업사업은 물론 행정기관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통해 해외환자 유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차순도 메디시티대구협의회장은 “해외환자 유치는 특정 의료기관이 잘 한다고 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행정, 지역 의료기관, 시민이 역량을 하나로 집중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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