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살리는 경북의 새마을운동 <4>·(끝)] 10년간의 성과와 과제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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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7   |  발행일 2015-11-27 제6면   |  수정 2015-11-27
“물고기 잡는 방법 전수 초점”…물질적 지원보다 자립심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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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르완다의 한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에서 주민들이 재봉틀 사용법을 배우고 있다.<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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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르완다의 기호궤마을에서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농수로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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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 세계화를 위해 모집된 대학생 봉사단원들이 발대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새마을운동 세계화에 나선 지도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경북도는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전수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전 세계 개도국에 물질중심의 원조보다 국민들에게 자생력과 자립심, 협동심을 심어주는 새마을운동을 펼쳐왔다. 경북도는 이제 대륙별로 새마을연구소를 열고 새마을운동의 전 지구적 확산을 위해 발돋움하려 한다. ‘세계를 살리는 경북의 새마을운동’ 시리즈 마지막편에서는 그간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세계화의 성과와 과제를 살펴본다.


◆지구촌이 주목하는 경북도 새마을운동

경북도는 2005년 베트남 타이응우엔성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소개하고, 새마을운동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경제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증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마을운동 세계화의 기틀을 만들어 국제사회에도 조금씩 새마을운동을 알려 나갔다.

이어 2007년부터는 새마을운동의 세계화가 보다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케냐에서 열린 UN관계자 회의에서 “절대빈곤에 허덕이는 지구촌 12억명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새마을운동을 보급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새마을운동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듬해 반 사무총장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뉴욕에서의 만남을 시작으로 수차례 교류를 지속하면서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방과 아시아 지역의 새마을운동 세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세월은 흘러 2013년 8월 반 사무총장이 주한대사 등 100여명이 참석한 조찬포럼에서 “2014년까지 UN의 MDGs(새천년개발목표) 달성과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개발의제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리에 앉아있던 김 도지사는 직접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통한 가난 극복성공사례를 발표하면서, 새마을운동 사업이 UN차원의 지속가능한 개발협력 모델이 되도록 제안했다. 이때가 지구촌이 경북도의 새마을운동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베트남선 빈곤율 2%대로 하락
르완다는 논 만들고 직접 농사
주민들끼리 수로시설 만들기도
UN “지구촌 빈곤퇴치” 힘실어
道, 대륙거점지 통해 확산 총력

◆개도국 변화시킨 10년간의 기적

2005년 시작된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세계화는 베트남 다이떠군 룽반마을에 농약분무기와 시멘트를 지원하는 것이 시초였다.

이후 관련 국가 공무원과 지역 지도자를 경북으로 초청해 교육하고, 베트남 룽반마을에 보건진료소와 초등학교 등을 건립했다. 중국 하남성에는 새마을초등학교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주 바투사리마을에는 새마을회관 건립을 지원했다.

그 결과 베트남 타이응우엔성은 2005년 이전만 해도 23%에 달하던 마을 주민의 빈곤율이 현재는 2%대로 떨어질 정도로 극적으로 변화했다. 새마을운동 방식을 적용한 베트남 정부의 신농촌개발사업까지 진행되면서 1인당 연소득도 2005년 450달러에서 현재 1천300달러로 뛰었다. 현재는 캄보디아와 인도, 필리핀,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몽골에 새마을 시범마을을 조성하는 등 아시아권에서 다양한 새마을운동을 펼치고 있다.

2009년부터는 UN과 손을 잡고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우간다 4개마을에 한국형 밀레니엄빌리지를 조성했다. UN차원에서 최초로 한국 지방정부와 협력한 사례로 손꼽히며, 이는 아프리카 교류협력의 교두보가 됐다. 아프리카 공무원과 지역 지도자를 경북으로 초청해 새마을연수를 받도록 하고, 에티오피아와 르완다, 탄자니아, 우간다, 세네갈 등 자국으로 돌아가 새마을리더 봉사단의 활동에 직접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전으로 서로를 불신했던 르완다의 작은 마을인 기호궤와 무심바 마을은 새마을운동 사업이 진행된 후 생전 처음 논을 만들고 기술을 전수해 16.7㏊를 맨손으로 개간하고 마을 최초의 벼농사 조합을 만들어 연평균 마을 소득을 7배나 증가시켰다. 또 에티오피아 남부에 위치한 아둘랄라 마을의 아이들은 매일 왕복 6㎞를 걸어가 물을 얻었지만 새마을사업 이후 스스로 힘으로 수로시설을 만들어 안전한 물을 마시고 남는 시간에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정부 지원만 기대했던 주민이 새마을운동을 통해 스스로의 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경북도는 이 밖에 중남미의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초청연수를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국가에서는 추가 교육연수와 시범마을조성사업을 요청하고 있다.

◆전세계에 새마을 전초기지 건설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세계화 노력은 계속된다. 우선 대륙별 거점지역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해 새마을운동의 전 세계적 확산을 도모하려 한다.

해당국가의 새마을운동 관련 산·학·연 등과의 협업을 통해 맞춤형 사업을 제시하고, 새마을운동 이론확산과 현지 새마을운동 시범마을 조성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대륙별로는 새마을연구소를 연다. 올해 9월1일과 11월20일에는 각각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학과 세네갈 가스통 베르제대학에 새마을운동연구소를 연 상태다.

내년에는 르완다와 에티오피아를 비롯해 중앙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에 새마을운동 전수를 위한 새마을운동연구소를 열 계획이다. 도는 해외 곳곳에 산재한 새마을 시범마을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재 9개국 27개마을을 12개국 35개 마을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기반의 새마을세계화 협력을 강화한다. 현지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와의 긴밀한 협약을 통해 신뢰기반을 쌓고 현지정부와의 농촌개발에 대한 양해각서 등을 체결할 예정이다. 국제기구인 UN과 OECD와도 지속가능개발목표를 위한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과의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새마을세계화 사업과 관련해 국내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공동 시범마을을 조성하는 것이 경북도의 목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경북도는 새마을운동의 희망 씨앗이 해당국가에 싹을 틔울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경북도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농업, 문화, 통상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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