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골 기쁨도 잠시대구FC 승격 실패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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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30   |  발행일 2015-11-30 제26면   |  수정 2015-11-30
20151130
대구FC 노병준이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챌린지 플레이오프 수원FC와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대구는 이후 한골을 더 빼앗겨 1-2로 석패,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대구FC 제공>

끝나버린 돌풍
챌린지 PO서 수원에 1-2 패배
노장 노병준의 만회골 빛바래

2015시즌 결산
정규리그 67골 공격력 높아져
스리백 강화된 수비도 고무적
용병의존·뒷심부족 개선해야


“상당히 아쉽네요.” 대구FC 이영진 감독의 말에서 허탈함이 묻어났다. 클래식 승격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대구의 클래식 승격이 끝내 좌절됐다. 대구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에 1-2로 졌다. 대구는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2015 시즌을 끝냈다.


◆돌풍의 핵

올 시즌 대구는 돌풍의 팀이었다. 당초 우승권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초반부터 선두권을 형성하며 챌린지 판도를 뒤흔들었다. 대구의 돌풍은 팬들과 선수, 코칭스태프의 합작품이었다.

팬들은 어느 때보다 대구를 열렬히 응원했다. 대구의 안정적인 재원 마련과 축구 사랑을 위해 ‘엔젤클럽’이 결성되기도 했다. 이영진 감독은 “어느 때보다 시민들의 성원과 관심이 뜨거웠다.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클래식 승격 의지도 강했다. 달라진 분위기에 선수들의 움직임도 활기찼다. 브라질 용병 3인방인 조나탄·세르징요·레오는 물론 아시아쿼터인 팔레스타인 출신의 에델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조나탄은 26득점으로 챌린지 득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선수들도 열심히 뛰었다. 미드필더 류재문과 수비수 김동진이 부쩍 성숙된 모습으로 대구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임대선수가 아닌 류재문과 김동진의 성장은 내년 시즌에도 대구 전력의 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올해 대구의 용병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무엇보다 클래식 승격을 위해 영입된 조광래 대표이사와 이영진 감독의 역할이 컸다.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조 대표이사는 ‘감독형 행정가’로 불린다. 선수들에게 개인 지도를 해주는 것은 물론 이 감독과 상의하며 팀을 리빌딩시켰다. 조나탄이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움직임을 보인 것도 조 대표 때문이라는 견해가 대체적이다. 이 감독은 팀을 하나로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동계훈련 때부터 착실히 준비했다. 빠른 축구를 통해 공격을 극대화시키는 전술을 구사했다. 대구는 정규리그 40경기에서 525차례 슈팅(유효슈팅 250개)을 시도해 67골을 꽂았다. 득점 랭킹이 3위에 올랐다. 스리백을 구사한 수비도 튼튼해졌다. 대구의 실점은 47점으로 챌린지팀 가운데 3번째로 적다.

◆아쉬운 마무리

사실 대구의 챌린지 우승이 유력했다. 최종전인 부천FC에 이기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클래식에 직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구는 부천과 1-1로 비겼고, 우승컵을 상주상무에 내줬다. 상주상무와 승점(67점) 및 골득실(20)이 똑같았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2위가 됐다. 대구로선 아쉬움에 땅을 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4경기에서 대구는 3무1패를 기록했다. 4경기 가운데 ‘한 경기만 이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수원FC와의 플레이오프도 안타깝다. 대구는 차·포를 떼고 경기에 나섰다. 에델·이종성·류재문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고, 최고의 공격수인 조나탄은 부상으로 제외됐다. 조나탄은 훈련 도중 옆구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세르징요도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대구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1-2로 무릎을 꿇었다.

이영진 감독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해 아쉽다. 시즌 막판 심리적 압박감에 따른 집중력이 다소 떨어졌고, 국내 선수들의 경험도 아직은 부족했다”며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과 테크닉을 보강하는 것은 물론 조금 더 빠르고 상대를 압박하는 축구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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