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체육부대 경매한 대한체육회…그걸 또 사겠다는 대구시체육회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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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30   |  발행일 2015-11-30 제26면   |  수정 2015-11-30

대한체육회 ‘꼼수’
상무 야구·농구 등 단체종목
‘전국체전 기용권’ 팔기 논란
운영비 떠넘기기 비난도 자초

휘둘린 市체육회
핸드볼 등 3억 지원 의사 밝혀
“성적 돈으로 사려하나” 빈축


대한체육회가 문경에 있는 국군체육부대 단체종목을 전국체전용으로 일부 시·도체육회에 팔아넘겨 비난을 사고 있다. 또 대구시체육회를 비롯한 일부 시·도체육회도 대한체육회의 국군체육부대 ‘경매 사업’에 동조해 눈총을 받고 있다. 전국체전 성적을 돈으로 산다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시·도 체육회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최근 전국체육대회위원회를 개최해 국군체육부대 단체종목인 배구, 핸드볼, 야구, 럭비, 하키, 농구에 대해 시·도 체육회가 선택할 수 있도록 의결했다. 시·도체육회 선택권의 우선순위 선정방법은 전국체육대회 종합순위 하위순, 해당 시·도 육성팀 여부, 훈련비 및 운영비 예산지원 가능 여부이다. 사실상 국군체육부대 단체종목 운영비를 시·도체육회에 떠넘기려는 조치이다.

대한체육회의 국군체육부대 단체종목 전국체전 기용건에 대해 상당수 시·도체육회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나온 편의주의적 행정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체육회 인사는 “대한체육회가 국군체육부대의 운영 예산을 확보해 팀을 운영하는 게 원칙인데, 시·도체육회에 운영비를 빌미로 경매에 붙이는 게 말이 되느냐”며 “대한체육회가 얼마나 무능한지를 스스로 드러냈다. 체육 선진화를 위해 생활체육회와의 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도체육회도 국군체육부대 단체종목 유치 신청을 하며 대한체육회의 경매 사업에 적극 동참한 것으로 전해져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체육회는 배구, 핸드볼 종목을 유치 신청하며 연간 3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체육회는 야구, 럭비(4억원), 충북도체육회는 럭비(2억원), 전북도체육회는 하키(1억5천만원), 경남도체육회는 농구(1억5천만원) 종목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육계 인사들은 전국체전에서 ‘점수따기용’으로 수억원의 돈을 지원한다는 게 명분이 없다고 지적한다. 국군체육부대 운영비를 지역의 어린 유망주들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다른 체육회 인사는 “올초 열린 전국시·도체육회 사무처장 협의회에서 국군체육부대 단체종목 참가자격을 개최지에서 주둔지로 변경하는 데 합의했는데, 대한체육회가 제대로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참가자격 변경을 추진했다”며 “국군체육부대 단체종목을 유치 신청한 시·도체육회도 오로지 전국체전에서 점수를 따기 위해 막대한 돈을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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