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핀 여직원 약점 잡아 친구 강요' 美 60대 판사 면직

  • 입력 2015-12-02 15:04  |  수정 2015-12-02 15:04  |  발행일 2015-12-02 제1면
고가 선물에 법률자문…관계청산 요구에 협박죄 씌워

미국 캘리포니아 주 툴레어 카운티 지방법원의 명망 있는 60대 판사가 여직원의 혼외정사 사실을 알고 이를 약점 잡아 '특별한 친구' 관계를 강요한 사실이 들통나 면직 처분됐다.


 캘리포니아 주 중부 툴레어 카운티 지방법원의 발레리아노 소세도(64) 판사는 최근 캘리포니아 주 사법위원회로부터 면직 처분을 받고 불명예스럽게 법복을 벗게 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 사법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소세도 판사는 지난 2013년 9월 유부녀인 여직원이 집달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 편지 3통을 썼다.


 그녀의 남편과 자신을 수신인으로 한 편지 2통에는 여직원이 집달관과 바람을 폈다는 제보 내용이 담겨있었다. 발신인은 물론 익명으로 처리했다. 또 다른 편지 1통은 자신을 발신인으로 해 그녀에게 보냈다. 이 편지에는 '당신의 남편과 나에게 당신이 집달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투서가 있다. 이를 해결해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돼있었다.


 소세도 판사와 이 여직원은 그날 저녁 법원 도서관에서 만났으며 여직원은 소세도 판사가 요구하는 대로 특별한 친구가 되기로 했다.
 소세도 판사는 또 이 여직원에게 "재정적 도움을 주겠다"면서 BMW 차를 사주고 그녀의 은행계좌에 2만6천여 달러를 송금하는 한편, 그녀의 가족들을 위해 디즈니랜드 입장권을 사주는 등 고가 선물공세를 펼쳤다.


 게다가 그녀의 아들에게는 현직 판사가 사적으로 해서는 안 될 법률 자문까지 해줬다.
 소세도 판사는 그녀의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로 "너의 모든 일을 알고 싶다. 모든 일을 나와 상의해달라. 내가 어떤 일이든 다 해결해주겠다"면서 '정서적으로 긴밀한' 친구 관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녀는 소세도 판사의 선물 공세와 잦은 문자메시지가 부담스러웠다. 결국, 그녀는 소세도 판사에게 "나는 혼란스럽다. 남편에게 모든 사실을 밝히겠다"면서 관계 청산을 요구했다.


 이에 소세도 판사는 그녀에게 8천 달러를 송금한 뒤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 "당신이 나를 협박해 돈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협박 혐의를 그녀에게 뒤집어 씌우려 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주 사법위원회에 지난 4월 이 같은 사실이 보고되자 청문회가 열렸다. 소세도 판사는 청문회에서 "나는 그녀와 성적인 관계를 맺지 않았으며, 비난받을 만한 잘못을 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단지 그녀의 결혼생활과 삶이 더 나아지기를 원한 멘토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 사법위원회는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 소세도 판사가 증거를 인멸했으며,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주 사법위원회는 "소세도 판사의 행위는 법의 심판을 내리는 판사로서 매우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매우 기만적이고 정교하게 계산돼있으며 그의 진술에는 진실성이 없다"고 판시했다.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