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힘, 지역신문 .8] 佛어린이신문 ‘몽꼬띠디엥’

  • 최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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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23   |  발행일 2015-12-23 제6면   |  수정 2015-12-23
20세 이하 연령대별 4종류 발행…어린이·청소년이 편집회의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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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백이 발행한 창간 20주년 기념잡지. 왼쪽부터 쁘띠꼬띠디엥(6~10세), 락뛰(14~17세), 몽꼬띠디엥 (10~14세), 레코(15~20세)의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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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발행된 몽꼬띠디엥의 1면. 샤를리 에브도 테러사건 등 사회 현안에 대한 기사가 게재돼 있다.


1996년 ‘85.2%’ → 2014년 ‘30.7%’. 한국언론진흥원이 실시한 언론 수용자 의식 조사에서 나타난 ‘종이신문 열독률’의 수치다. 20년도 지나지 않은 기간에 종이신문을 열심히 구독한 인구의 비율이 반토막 이하로 떨어져버린 것이다. 또 연령이 낮을수록 열독률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20대 이하의 청소년은 구독률이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국내에서도 NIE(Newspaper In Education, 신문활용교육)를 통해 해법을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디어 교육을 성공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는 프랑스는 어떤 방식으로 10대들에게 접근해 종이신문과의 친숙도를 높이고 있을까? 프랑스에서 주목 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신문인 몽꼬띠디엥(Mon Quotidien, 나의 일간지)을 찾아 그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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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백은 매달 독자 반응을 통해 최고의 신문과 최악의 신문을 선정한다. 상단은 최고의 신문이며, 하단은 최악의 신문.

편집국 기자들과 매일 회의 가져
 연령대별 관심 높은 사안 등 전달
 어린이들 위해 기사 쉽게 작성 등
‘황금규정 10가지’기자들에 주문

“아이들은 부모 대화에 관심 많아”
 정치사회 현안들도 적극적 다뤄
 어린이 99%가 종이신문에 친숙
 온라인·모바일 사이트 운영안해

◆연령대별 맞춤신문 제작

몽꼬띠디엥은 프랑스의 교육출판사인 플레이백(Play Bac)이 발간하는 어린이 및 청소년용 신문이다.

플레이백은 연령대별 맞춤 신문을 발행한다. 쁘띠꼬띠디엥(Petit Quotidien, 작은 일간지)은 6세에서 10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며, 몽꼬띠디엥은 10세에서 14세, 락뛰(L’actu, 헤드라인 뉴스)는 14세에서 17세를 대상으로 한다. 비즈니스 주간지인 레코(L’ECO)는 15세에서 20세를 위한 신문이다.

1995년 몽꼬띠디엥을 시작으로, 98년 쁘띠꼬띠디엥과 락뛰 등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어교육에 사용되는 영어 주간지도 새롭게 만들었다. 유료 판매부수는 꾸준이 증가해 올해 기준으로 13만여부를 기록 중이다.

플레이백이 발행하는 신문들의 특징은 어린이 및 청소년인 독자들을 편집 과정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는 점이다. 플레이백 측은 매일 같이 독자들과 함께하는 일종의 편집회의를 진행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어린이 및 청소년 독자들에게 플레이백 측이 기사 주제 선정에 대한 메일을 보내고 독자들의 회신을 통해 주제를 결정하는 것.

더불어 별도의 ‘독자 편집위원’도 구성하고 있다. 독자 측 어린이 및 청소년들로 구성된 편집위원들은 매일 오전 10시 플레이백의 편집국 기자들과 함께 편집국 회의에 참가한다.

이들은 신문의 주제에 대해 회의를 갖고 해당 연령대가 관심을 가지는 사안 등에 대해서도 전달해준다.

플레이백은 소속 기자들에게도 어린이들의 관심사에 주목할 것을 꾸준히 요구한다. 플레이백의 편집 지침인 ‘Nos 10 regles dor(황금규정 10가지)’는 ‘6세에서 15세까지 나이의 독자들을 항상 생각해라’ ‘아이들은 기자보다 1천분의 1밖에 모른다. 최대한 쉽게 기사를 작성해라’ ‘당신들이 10세일 때를 생각해라’ ‘아이들은 크고 짧은 것에 주목한다. 타이틀을 중시해라’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수아 뒤푸르 편집장은 “이미 성인이 된 기자들이 6세에서 20세 아이들이 흥미있어 하는 주제에 대해 정확히 안다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독자 편집위원들과의 회의는 주제 선정에 있어 아주 중요한 절차이며 또 매달 인터넷 독자 반응을 통해 최고의 기사와 최악의 기사를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정치사회 기사를 담은 어린이신문

플레이백에서 발행되는 쁘띠꼬띠디엥·몽꼬띠디엥·락뛰 등에 게재되는 기사의 가장 큰 특징은 정치사회 현안을 다룬다는 점이다. 가벼운 흥미 내용 위주로 구성되는 대부분의 어린이용 신문과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인 것.

해당 신문들에서는 프랑스에서 벌어진 이슈뿐만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 오사마 빈라덴 사망, 9·11테러 등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각종 사회 현안 및 분쟁에 대한 내용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연쇄테러에 대해 작성한 기사가 SNS에서 화제가 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플레이백의 다른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작성됐다. 문답식으로 구성됐으며 ‘파리를 공격한 이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위험한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플레이백의 한 관계자는 “보통 어른들은 아이들이 정치사회 현안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반대”라면서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내용을 전달하면 반응이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플레이백 측은 어린이신문의 활성화가 종이신문의 구독률 감소에 대한 대책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플레이백 측은 이를 위해 종이신문 발간만을 고집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모바일 사이트는 운영하지 않는다.

프랑수아 뒤푸르 편집장은 “20여년간 어린이신문을 만든 경험에 따르면 아이들의 99%는 종이신문을 좋아하는데 그동안 우리 사회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신문을 제공하는 것에 무신경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적인 견해일 수 있지만 어린이들에게 신문을 친숙하게 만드는 것이 종이신문의 위기에 대처하는 근원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목표는 어린이들이 매일 종이신문을 10분씩 읽게 하는 것이며, 우리의 신문을 읽고 자란 독자들은 성인이 돼 르몽드와 같은 종이신문을 읽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프랑스에서 최우석기자 cws0925@yeongnam.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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