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구광역경제권시대 .3] ‘도시간 맞춤형 협력’ 새 산업지형도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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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7   |  발행일 2016-01-27 제6면   |  수정 2016-01-29
대구 자율주행車·웰니스산업 성공 관건은 인근도시 인프라 활용
2016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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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전략산업으로 자율주행자동차 분야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차부품산업 기반이 있는 경산, 영천, 경주와 협업이 진행되면 산업경쟁력은 배가될 전망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해 프랑스의 다쏘 시스템사를 방문, 가상으로 자율주행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 <영남일보 DB>

도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대구 광역경제권시대의 중요성에 대해선 더 이상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제 밀도 있게 고민해봐야 할 점은 ‘메가시티’로서의 위용에 걸맞게 대구와 인근 중소도시들이 어떤 산업분야에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대한 판단이다. 만약 대구권 도시들이 미래형 산업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각개 약진식으로 접근하면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선택과 집중 논리에 입각해 중첩분야를 최소화하기 위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지자체의 이유 있는 합종연횡이 실질적 공감대를 얻기 위해선 도시별 역할분담 문제는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

대구 거주 근로자 89만명 중 10%
인근 구미·영천 등 8개지역 통근
산업적으로 밀접 관계 형성 방증

경주와는 IT기반 차융합부품산업
경산과는 전장부품 SW개발 협업
칠곡 하이퍼텍스 기계産團도 주목
성주·고령과는 섬유·금형업 연계

◆광역경제권 도시의 모습은

대구와 경북이 연계협력할 경우, 생산유발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종으로는 섬유, 금속제품, 기계·장비, 전기전자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대구의 소재 관련 산업에 투자를 많이 할수록 경북지역에는 생산유발효과가 크게 나타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북지역 사업장에 소재한 대구 거주자의 분포와 임금 현황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6일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대구에 거주하는 총 임금근로자는 89만935명이다. 이 중 9만5천666명은 경북의 사업장에 통근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인원 중 8만8천573명이 대구권인 구미, 영천, 경산 등 8개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산(3만288명), 칠곡(2만580명), 구미(1만3천694명)의 통근자 비중이 높다. 이들 대구권 통근자의 평균 임금은 현재 대구 근로자(198만원)를 상회한다.

대구권에서 임금이 가장 높은 수준은 구미지역에서 일하는 대구 거주자로, 평균 임금이 303만원에 육박한다. 경산과 칠곡군에서 일하는 대구 거주자의 평균 임금은 각각 251만원, 225만원이다.

김용현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대구 거주자의 경북지역 종사자 분포와 임금현황을 보면 대구와 인근 중소도시가 얼마나 산업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느냐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대구 큰 프레임은 스마트 시티

대구 광역경제권의 중심축인 대구의 기본적 역할은 어느 정도 명확하다.

의료 및 문화·교육서비스 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여기에 첨단섬유·지능형 기계·자동차부품, 전자산업의 연구개발(R&D)사업에 집중하는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대구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첨단 제조업의 융·복합이 바탕이 된 ‘스마트 시티’ 사업이다. 스마트시티 관련 산업은 교통·환경·안전 등 다양하게 추진할 수 있어 전·후방 산업연계 효과도 매우 크다.

현재 대구시는 스마트 시티 구축사업에 시동을 건 싱가포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수성의료지구나 검단들 개발지역이 스마트시티 구현사업의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낙후된 대구 구도심에도 스마트 시티사업을 추진해 2030도시기본계획에도 충분히 반영시키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 사업 추진의 쌍두마차 기능을 할 사업 분야는 자율주행 자동차와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기반의 웰니스 산업이다.

자율주행차 산업은 스마트자동차 선도도시 구축사업을 추진 중인 대구가 미래형 자동차 사업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공들이고 있는 C-Auto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이다. 대구시는 이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규제 프리존에 자율주행차의 일반도로 운행을 허용하는 과감한 규제개혁을 단행할 예정이다.

IoT 기반의 웰니스 산업은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시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존 헬스케어 산업과 접목해 미래 고령화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분야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무엇보다 대구에는 경북대 등 IT 전문인력이 매년 5천명씩 배출돼 도시인프라와 산업을 연결시켜 줄 잠재역량이 무궁무진하다. 당장 올해부터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권 도시 간의 협력사업

대구의 이 같은 전략산업 비전은 인근 도시와의 맞춤형 협력을 통해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중복투자를 줄이고, 기존 도시 인프라와 잠재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관건이다.

대구의 자율주행차 산업은 기존 차부품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경산-영천-경주-포항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경북도에 따르면 IT기반의 차융합부품산업 기업은 경주(36.4%)에 가장 많이 집적돼 있고, 이어 경산(22.1%), 칠곡(11.5%), 영천·구미·고령(5.8%) 순이다. 산업인력도 경주(43.7%), 경산(19.7%), 칠곡(8.2%), 김천(6.6%)에 풍부하다.

경산에는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과 경북그린카부품진흥원, 자동차부품내구시험 지역혁신센터(RIC)가 포진해 있다. 전장부품 수급이 필요한 대구에는 더없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경북IT융합산업기술원은 차량 내 IT접목 전장부품개발에 필요한 기술 로드맵 확보 등 주로 SW과 관련한 연구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천은 2019년까지 차량융합부품제품화지원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역철도망사업으로 대구 생활권에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구미·칠곡과의 산업협력도 신경써야 한다.

전통적인 전자산업도시 구미는 최근 ‘탈 IT’를 선언한 상태다. 스마트전자부품의 디바이스화를 통해 IT산업의 적용 가능한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하여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구와 교집합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칠곡군 북삼읍 오평리에 들어서는 하이퍼텍스 기계산업단지조성사업도 대구가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첨단기업과 관련 지원센터의 새 보금자리로는 안성맞춤이다. 76만㎡ 면적에 1천658억원이 투입된다.

섬유와 금형산업 등 지역 뿌리산업을 튼실하게 할 협력파트너로는 성주·고령군이 손꼽힌다. 대구지역 근로자의 일자리 확보와도 직결된다. 성주에는 섬유기계 산업군의 2~3차 협력사가 많고, 고령에는 주물과 원사 관련 기업이 대거 포진돼 있다. 대구시는 대구기계부품연구원(성서산업단지 내)이 이들 지역에 산재한 업체의 부족한 R&D 역량을 지원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다 할 제조업 기반이 없는 군위와 청도군은 관광분야에서 연계가 가능하다. 청도군은 와인사업을 육성해 대구권 관광 활성화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군위에서 나는 식재료를 대구에서 제조, 판매하면 ‘할랄’식품산업 클러스터도 승산이 있다. 세계관광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무슬림 관광객 유치 선점을 위해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합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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