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국제심포지엄 紙上중계] (하)외국 전문가 2人의 주제발표

  • 김상현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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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7   |  발행일 2016-01-27 제10면   |  수정 2016-01-27
“北 나선, 동북아경제 물류 거점” “韓·中·日, 극동러 개발에 투자를”
[환동해국제심포지엄 紙上중계] (하)외국 전문가 2人의 주제발표
26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회 환동해 국제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세션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환동해국제심포지엄 紙上중계] (하)외국 전문가 2人의 주제발표

◆ 몽골의 자원과 동북아 연결망
하쉬촐롱 초롱도르지 몽골 국립대 교수

中 동북3성의 수출물량 500만t
나진항 이용땐 5000만달러 아껴
특구로 자리잡기엔 인프라 부족

중앙아시아 고원지대에 위치한 몽골은 북쪽으로 러시아, 남쪽으로 중국과 접경한 세계 2대 내륙국가다. 국경선의 길이만 8천162㎞에 달한다.

몽골에는 석탄, 구리, 원유, 몰리브덴, 텅스텐, 주석, 니켈, 아연, 금 등 현재까지 발견된 광물만 80여종에 이를 만큼 부존자원이 풍부하다. 광업은 경제의 주축으로 국내 총생산의 30.3%, 총 산업생산의 65.5%, 총수출의 88.2%를 차지한다. 광물 매장량 기준 세계 10위의 자원부국이지만 물류 인프라가 열악해 충분한 경제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몽골의 자원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제전략도 부존자원에서 출발한다. 다만 부존자원을 채굴해 광물로 수출하던 기존 방식과는 달리 광물을 재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산업체제를 바꾸기 위해 외국기업 유치와 외국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몽골의 장기적인 잠재력은 물류에 있다. 현재 몽골은 횡단철도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연결하고 있다. 주 간선축은 중국과 국경역인 자민우드에서 울란바토르를 경유해 러시아 국경역인 수흐바타르에 이르는 1천815㎞ 노선이다. 화물수송은 울란바토르에서 블라디보스토크, 나흐드카 간 북부노선 3천500㎞와 울란바토르에서 중국 천진 간 남부노선 1천600㎞를 통해 국제화물 수송이 이뤄진다.

몽골의 자원개발에 이어 교통인프라 구축은 대외 수출입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어서 외자유치 등을 통한 경제개발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내몽골 아얼산~길림성 백성~장춘~길림시~훈춘 철도와 초이발산~울란바토르~러시아로 이어지는 철도가 개설돼 있다. 여기에 아얼산~초이발산 구간 철도 완공 시 두만강 유역에서 러시아와 유럽으로 연결된다.

이를 위해 자민우드 자유경제지역과 알탄불라크 자유무역지대, 차가누르 자유무역지대가 설립돼 외국인기업과 해외자본투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석탄과 원유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몽골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유리하고 철도, 도로 등 인프라시설과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과 일본 역시 환동해경제에 중요한 당사국다. 북한은 동북아 경제발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 실제 중국 동북3성은 해외로 나갈 항구가 부족해 개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 산업의 원자재 부족이 심각한 상태다.

이는 북한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가까운 지역에 항구가 있어 중국은 나진항을 빌려 동해로 진출할 수 있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남부로 이동되는 곡물과 석탄, 목재 등 물량만 500만t으로 나진항을 이용할 경우 5천만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값싼 노동력과 중국 상품에 의존하는 시장까지 갖고 있다.

동북아경제권의 물류거점을 만들기 위한 중국 중앙정부의 동북진흥계획에서 북한의 나선은 필수적이다. 나선은 북한~중국~러시아 삼각협력의 중계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는 특징적인 지역이다. 다만 배후도시가 부족하고 통신·전력·용수 등 공단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이 열악해 경제특구로 성공하는 데는 많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북한의 나진은 러시아와도 중요한 파트너다. 러시아 철도공사와 북한 나진항은 2008년부터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나진항 현대화를 목표로 한 이 경협사업은 ‘라손 콘트란스’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해 추진 중으로 총 사업비 3억4천만달러 가운데 북한 30%, 러시아 70%를 출자했다.

북한과 러시아 국경지역인 러시아 하산역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의 철로를 개보수하는 것으로 러시아식 광궤(1520㎜)와 한반도식 표준궤(1435㎜) 방식 철로가 나란히 놓인 복합궤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포스코와 코레일, 현대상선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1천200억원을 러시아측 지분에 투자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태평양을 향하는 에너지 수출을 확대하고, 중국은 동쪽으로 물류망을 확대할 수 있으며 북한은 경제적 도약이 가능하게 됐다.

결론적으로 광물은 세계 경제, 금융, 무역 및 인적 자원으로의 몽골 통합을 위한 초석이 돼왔다. 그들은 다국적 기업과 몽골의 연계를 위한 열쇠가 됐으며, 몽골의 민간기업이 해외자금을 조달하는 기초가 됐다.

또 광물은 몽골이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태평양 국가의 자유무역 네트워크에 참여하도록 돕는다. 지금까지 광물 자산은 2003년 이후 몽골의 경제 성장의 핵심이었으며 몽골에서의 더 많은 외국인 투자는 결과적으로 2030년에는 4배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환동해국제심포지엄 紙上중계] (하)외국 전문가 2人의 주제발표

◆ 극동 - 동북아 교통망과 경제협력
세르게이 스미르노프 러시아 국립해양대 국제해양연구소장

新동북아시대 러 경제의 중심지
시베리아철도·북극항로 완공땐
관광·의료 등 교류분야 확대 기대

동북아시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 중 하나다. 몇몇의 분쟁지역이 존재하지만 수출지향적인 경제 발전과 상호의존성이 높은 곳이 이 지역이다.

러시아는 지역적, 역사적으로 동북아시아에서 필수적인 지역이다. 러시아인들이 태평양까지 나아가 동해연안 군사기지에 주둔하며 한국, 중국, 일본의 발전을 위한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경제는 20년전 이 목표를 천명하기 전까지는 동북아 지역에 적절히 통합되지 못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위기는 모스크바의 ‘동진 정책’을 극적으로 신장시켰다. 러시아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아시아의 강대국이 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동아시아 경제와의 상호 호혜 협력이 이 목표를 성공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고방식과 사업 추진의 상이한 조건은 아시아 기업의 참여와 투자를 방해할 수도 있다. 결국 유럽의 고정관념에 익숙해져 있는 많은 러시아의 정책 결정자들은 ‘아시아 스타일’의 사업방식과 정책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국의 ‘새로운 실크로드’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러시아의 태도는 위의 논지의 좋은 실례가 된다. 러시아의 많은 전문가들은 위 전략들의 실질적 목표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일부는 중국의 ‘새로운 실크로드’가 시베리아횡단철도와 북해경로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수송화물을 가져감으로써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통제하고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간 전통적인 유대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믿는다.

사실 러시아의 운송과 물류 산업은 부상하는 새로운 유라시아 횡단 수송 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 이 유라시아 횡단 수송 시스템은 정보 이동의 혁명을 가져온 인터넷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경제적 접근법을 더 우위에 두고 있는 중국과 한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도전과 반대를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데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법, 안정성, 그리고 민주주의는 매우 불안정하며 그들의 지배자들은 연로하다. 심각한 정치적 함의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나타나 평화와 안정성과 인프라 발전 프로젝트들을 위협할 것이다. 이슬람 국가(IS) 지지자들이 집권을 하게 되는 것이 최악의 경우다. 투자를 확보하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보장하기 위해서 주요 대륙횡단 수송 경로뿐 아니라 북극해와 인도양까지의 지역적 영토를 연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화물 운송 수단과 옵션의 다각화는 또 다른 검토사항이다. 이러한 권고는 극동 러시아와 이웃하는 아시아 국가들을 연결하는 수송회랑의 현대화에 충분히 적용된다. 현존하는 회랑들은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특히 두만강 주변이 그러하다. 두만강은 북극해에서의 더 큰 규모의 국제적 해상 수송 시스템의 개발을 포함하여 자체 회랑의 개수와 수용력을 증가시켜야 한다.

러시아연방에서 극동러시아는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에서 9천288㎞나 떨어진 변방이다. 하지만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이웃하고 있어 신동북아시대가 열릴 경우 곧바로 러시아 경제의 심장이 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과거 동해를 사이에 두고 대한민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은 군사정치적으로 각축을 벌였다. 이제 경제교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극동러시아의 전체 교역에서 한·중·일 3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극동러시아는 자원에너지를 수출하고, 한·중·일 3개국은 이를 수입하는 방식이다.

향후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북극항로가 개발되면 극동러시아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된다. 자원에너지뿐만 아니라 관광,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경제교류가 확대되고, 이를 위한 사회기반시설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동해를 신지중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극동러시아의 창구는 하산이다. 연해주 최남단에 위치한 하산은 두만강을 경계로 북한 나선, 중국 훈춘과 연접해 있다. 하산은 슬로비안카, 자루비노, 포시에트 3개 항구를 갖고 있어 이를 활용해 대한민국, 일본과 경제 및 관광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루비노와 하산역을 통해 TSR(시베리아철도)와 연결된다.

극동시베리아 개발을 위해서는 투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중·일 등 경제가 발전하고 투자의 자금력을 가진 동북아시아 국가로부터의 투자 유치는 성공 가능성이 높다. 투자 수요처 역시 에너지 개발 이외 인프라 개선, 주민생활 개선 등 다양한 부문에서 투자가 필요하다.
정리=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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