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봉화 산타마을

  • 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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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8   |  발행일 2016-01-28 제30면   |  수정 2016-01-28
[취재수첩] 봉화 산타마을

봉화군 소천면에 위치한 분천역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타마을’이 조성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14년 코레일과 경북도, 봉화군이 대한민국 겨울철 대표 관광 상품으로 개발한 봉화 분천역 간이역을 동화 속에 나올 법한 산타마을로 변신시켜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며 대박을 터뜨렸다.

2014년 12월19일 개장해 올해로 2년째를 맞은 산타마을은 개장 18일 만에 4만8천여명의 관광객이 찾았으며, 특히 크리스마스 당일 8천여명 등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에만 3만여명이 찾아 작은 시골마을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산타마을이 첫선을 보인 2014년의 이용객수를 훌쩍 넘을 기세다. 하루 10명도 오지 않던 산골 오지마을 간이역인 분천역을 테마로 조성해 현재는 15만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겨우 2년여에 불과한 운영기간에다 고속도로·고속철도의 이용이 불가능한 시골마을의 작은 역이라는 점에서 분명 값진 성과로 평가받을 만하다. 또 산타마을은 한국관광공사의 ‘이달의 가볼 만한 곳’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분천역 봉화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한국대표관광 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산타마을이 개장하면 분천역 인근 주민들이 산타복장을 하고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주민들은 산타카페를 비롯한 먹거리 장터, 농산물 판매장, 민박 운영 등을 통해 소득이 증대해 지역 주민으로부터 환영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째를 맞은 산타마을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산타마을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 코레일만 배 불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보다 관광객수는 늘었는데 소득이 지난해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코레일에서 지난해 임시열차를 79대에서 49대로 줄여 분천역에 정차하는 열차가 줄었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주민들의 농·특산물 판매를 통한 소득증대는 코레일이 이 기간 편성하는 임시열차 수에 달려있기 때문인데, 이를 개선해 좀더 안정적인 소득증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제 산타마을이 관광객 유치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소득증대라는 ‘두 마리토끼’를 잡으려면 봉화군과 경북도가 나서 분천역 주변 개발과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선 기존 인프라 시설인 철도 관광 상품과 연계해 산타를 활용한 산타마을을 앞으로 지속가능한 미래형 관광 거점으로 탈바꿈할 필요성이 있고 이미 성공을 거둔 산타마을 분천역 일원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활용한 웰빙·힐링 공간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산타마을 테마시설을 비롯한 숙박시설, 지원시설 등이 조성돼 진정한 ‘산타마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많은 예산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재정자립도가 10%도 되지 않는 봉화군 자체 여력으로는 힘들고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기관의 예산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 작은 기적을 낳은 시골 간이역 분천역 산타마을이 앞으로 확고한 인프라를 구축해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마을 주민들에게도 실질적 도움이 되어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진정한 ‘두 마리 토끼’가 되길 바란다.

황준오기자<2사회부/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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