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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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9   |  발행일 2016-01-29 제41면   |  수정 2016-01-29
뻔한 서사 구조에 활력 불어넣은 건 미국 서부의 장대한 겨울경관
[윤정헌의 시네마 라운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19세기 미국의 전설적 모험가이자 모피 사냥꾼 휴 글래스의 구사일생 실화를 다룬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엔 꽃미남 출신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1박2일’감투정신이 넘쳐난다. 복불복 원칙에 의거해 야외취침은 기본이요, 엄동설한 얼음물 입수에다 까나리 액젓을 통째로 마셔대야 하는 야생의 현장에서 목숨을 담보로 온몸을 내던져 보여준다.

모피무역이 성행하던 19세기 미국 서부 최고의 베테랑 사냥꾼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일행과 임무 수행 중 회색 곰의 습격을 받아 목, 머리, 등, 어깨, 허벅지까지 찢기는 치명적 부상을 입는다. 옐로스톤의 엄혹한 설원에서 처절하게 고행을 계속하던 일행의 지휘자 앤드류 대위(돔놀 글리슨)는 포상금을 약속하고 피츠 제럴드(톰 하디)와 브리저(윌 폴터)에게 글래스를 보살피게 한 후 요새를 향해 떠나간다.

그러나 애초부터 돈에만 관심이 있었던 피츠 제럴드는 글래스를 죽이려다 이를 말리는 그의 혼혈아들 호크를 죽이곤 브리저를 속여 글래스를 버리고 달아난다. 이후 배신자를 쫓아 아들의 복수를 행하려는 글래스의 초인적인 추적과정을 다루는 게 영화의 스토리라인이다. 이 뻔한 서사구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미국 서부의 장대한 겨울 경관이다. 끝없이 펼쳐진 설원의 지평선, 얼음벽으로 치장된 폭포, 치솟은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싼 계곡, 석양에 물든 개울가 등 피츠 제럴드를 쫓는 글래스의 대장정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서부판을 방불케 한다.

이 와중에 모피무역에 얽힌 기업가, 모피사냥꾼, 인디언 아리카라족 사이의 암투와 당시 불거진 인디언과 백인의 혼혈아 문제 등 미국의 아픈 역사를 겸연쩍게 조망한다. 만신창이가 된 인간이 서부의 광활한 설원을 기어가는 장면 중에서도 압권은 인디언에 쫓기던 글래스가 동사를 피하려 말의 내장을 꺼내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충격과 감동의 명장면이다.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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