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의 건강이야기] 운동능력 떨어지는 파킨슨병, 침·봉독·한약치료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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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2 08:06  |  수정 2016-02-02 08:06  |  발행일 2016-02-02 제23면
[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의 건강이야기] 운동능력 떨어지는 파킨슨병, 침·봉독·한약치료로 완화


나이가 들면 인체의 많은 기관에서 퇴행성 질환이 발생하는데 심장과 더불어 삶과 죽음을 논하는 중요한 기관인 뇌에서 일어나는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파킨슨병은 보통 치매라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에 이어 흔한 퇴행성 질환이다. 주로 안정시 떨림, 근육강직, 몸동작이 느려지는 서동증 등의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파킨슨병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운동장애가 점점 진행해서 걸음을 걷기가 어렵게 되고,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힘들게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주증상 외에도 자율신경 이상, 위장관 증상, 비뇨기계 이상, 정신과적 증상, 피부 증상 등의 이차적인 증상이 동반되어 노년기 삶의 질을 급격히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현재 파킨슨병과 관련된 다양한 서양의학적 치료법이 있지만 질환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근본적 치료책은 없는 상황이다. 주로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퇴행속도를 늦춰주지만 완벽하게 회복시켜주는 약물은 없다. 또한 부작용 및 사용기간의 제한 등 여러 문제점을 동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의학에서는 파킨슨병이라는 병명은 존재하지 않지만 파킨슨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안정시 떨림, 근육강직, 서동증을 진전(振顫) 등의 범주로 본다. 대부분 노년에서 뇌의 노화와 퇴행으로 인해 나타나므로 간신부족(肝腎不足), 기혈양허(氣血兩虛), 담열동풍(痰熱動風)의 원인으로 보고 부족한 것을 보해주고 배설되어야 할 비정상적인 열과 담음을 제거해서 몸의 기능을 정상화시켜주는 치료를 하게 된다.

사람들은 한방치료라 하면 침, 한약, 뜸, 부항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한의학에서 사용되는 치료법은 매우 다양하다. 앞서 언급한 치료법 외에도 테이핑요법, 추나요법, 약침요법, 피내침요법, 레이저침, 운동요법 등 환자의 치료에 있어 다양한 치료법이 한의학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중 파킨슨병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는 한의학적 치료법은 크게 침치료, 봉독치료, 한약치료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최근 동물 실험에서 침치료가 중뇌 흑질의 도파민 활용도를 증가시킨다는 보고가 발표된 사례가 있었다. 이를 비롯해 많은 임상 연구에서 백회(百會), 인당(印堂), 사신총(四神聰), 태충(太衝), 합곡(合谷), 족삼리(足三里), 양릉천(陽陵泉), 풍지(風池) 등에 침자극을 주었을 때 행동이 느려지고 강직이 되는 운동기능 장애가 호전됐다. 두침요법으로 두피의 여러 자극점을 자극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환자의 증상이나 상태에 따라 사용되는 혈자리는 달라질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떨리고 팔다리에 힘이 없고 잘 걷지 못하는 증상 외에도 변비, 어지럼증, 우울증, 요통 등 다양한 증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 또 다른 약을 추가하지 않더라도 침치료로 관리가 가능하므로 적극적 치료관리에 대해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파킨슨병의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침치료뿐만 아니라 한약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 환자의 체질과 나타나는 증상에 맞게 한약을 투여해 떨림, 근육강직, 서동증이 호전된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침치료와 한약치료를 병행하여 증상개선뿐 아니라 점점 증량되는 파킨슨병 치료약물을 감량한 경우도 보고되고 있어 환자의 삶의 질과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보고되고 있는 한약이 동일한 처방이 아니라 환자에 따라 처방이 다른 경우가 많아 파킨슨병이라고 해서 무조건 특정 처방을 쓸 수 없는 한의학의 특성에 의해 환자에 따른 증상개선과 효용성은 정확히 측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다만 한약 치료의 장점은 기존 파킨슨병 치료약과 달리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적이 없고 주증상뿐만 아니라 이차적인 증상도 확연히 개선되는 경향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약침을 이용한 치료를 도입하고 있는데 그중 봉독(벌침)치료를 이용한 몇몇 연구가 파킨슨병으로 인한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족삼리, 양릉천, 외관, 곡지, 풍지 등의 혈위에 봉독을 주입하여 균형잡기와 보행장애가 개선되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현재 파킨슨병과 관련된 한의학적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과 관리방법이 보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퇴행성질환이라는 이름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심해지고 치료를 해도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환자에게 더 큰 절망감을 주는 파킨슨병.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과한 운동으로 또 다른 질병을 초래하기보다 효과적인 치료관리방법을 찾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 <한방순환신경내과 백경민 교수>

☞한의학에서 보는 파킨슨병
근육강직·서동증을 진전(振顫)의 범주로 다뤄
뇌의 노화·퇴행이 원인. 간신부족(肝腎不足)·기혈양허(氣血兩虛)·담열동풍(痰熱動風)의 문제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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