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 이슈] 대구 서구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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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4   |  발행일 2016-02-04 제4면   |  수정 2016-02-04
김상훈 “내가 KTX 서대구역 유치” 상대후보 “뭘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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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서구 이현동 일대 옛 서대구화물역 부지. 이곳은 서대구 KTX역 건립 예정지로, 총선을 앞두고 개발사업을 누가 추진했는지를 놓고 예비후보 진영 간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영남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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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윤두현 ‘유치공적’ 논쟁
예비후보들도 가세 불만 표출
金의원측 상대편 평가 절하에
驛 추진일지 공개하며 맞대응

#1. “KTX로 함께하는 서구의 새물결”

19대 국회에 입성해 재선을 노리는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의 이번 20대 총선 홍보 문구다. 김 의원은 홍보물에 KTX 열차를 삽입할 정도로 서대구 KTX역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예비후보 등록 후 SNS를 통해 “서대구 KTX역 건립을 일궈낸 만큼 그 열정으로 다시 서구를 위해 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 “서대구 KTX역 유치의 진실은 농사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당시 논 갈고 씨앗뿌린 사람은 구청장인데 국회의원이 품앗이 조금 했다고 결실을 가로채려 하는 꼴입니다.”

지난 2일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대구 서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최백영 전 대구시의회 의장의 축사 발언이다. 그는 “상대 후보 측에서 항의를 하고 있는 모양인데, 공개토론회라도 열자”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건립이 확정된 서대구 KTX역의 유치 성과를 놓고 서구 지역 예비후보 진영 간에 ‘치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김 의원 측과 윤 전 수석 측이 서대구 KTX역 유치를 놓고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논쟁은 최백영 전 의장 등이 지난달 31일 윤 전 수석 지지를 선언하면서 불이 붙었다. 이들은 지지선언을 통해 “윤 전 수석은 서대구 KTX역과 같이 남의 치적을 가로채는 국회의원이 되지 않기로 약속했다. 현역 국회의원은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김 의원을 깎아내렸다.

또한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서대구 KTX역은 강성호 전 서구청장이 시작한 일이다. 김 의원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등의 내용이 포함된 글이 SNS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유포됐다.

강성호 전 서구청장 역시 “김 의원은 김범일 전 대구시장 밑에서 국장을 지낸 사람으로 서대구 KTX역 추진 당시 시장의 눈치를 봤다. 시민들이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개발을 건의하는 현수막을 게시했는데, 이를 내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서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한 서중현 전 서구청장과 손창민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교수 등도 김 의원이 서대구 KTX역 유치에 대해 과도한 홍보를 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김상훈 의원은 3일 서대구 KTX역 추진 일지를 공개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일지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12년 4월 당선 직후 서구청 간담회에서 ‘서대구화물역 부지에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건립 계획(안)’을 보고받은 뒤 강 전 구청장과 의견을 조율했다. 또한 2013년 서대구복합환승센터 개발과 관련한 현수막이 서구 전역에 게시된 후 강 전 구청장을 설득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서대구 KTX역은 서구청이 아닌 대구시가 추진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옳지 않다는 생각에 현수막을 내려달라고 했던 것일 뿐 서대구역을 반대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당시 복합환승센터보다 KTX 정차역을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서대구역 개발을 먼저 추진한 것”이라며 “선거에서 다급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개발 계획을 놓고 경쟁해야지 이미 유치된 역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논쟁에 대해 대구시는 별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다만 김 의원이 역 유치에 상당부분 역할을 한 것은 인정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서대구 KTX역은 2013년 5월 대구시에서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한 것을 시작으로 추진됐다. 이후 2014년 9월부터 서대구 KTX역 건설 TF를 구성·운영했으며, 지난해 한국철도시설공단 타당성조사 용역을 통과해 설치가 최종 확정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김 의원이 서대구 KTX역 건설을 위해 국토부를 수차례 찾아가고, 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댔다. 서대구 KTX역사 건설에 많은 도움을 준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대구 KTX역은 올해 실시설계를 위한 예산이 마련됐으며, 2017년 공사를 시작해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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