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대구 황금동 편철권 팔공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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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05   |  발행일 2016-02-05 제42면   |  수정 2016-02-05
영천 육회할매 50여년 비법 이은 아들…
입에 넣자마자 녹아내리는 육회, 고소한 한우소금구이 일품
[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대구 황금동 편철권 팔공한우

53년 된 영천 육회할머니의 비법과 고기 고르는 안목을 그대로 아들이 이어 육회와 한우소금구이의 맛을 전하는 집이다.

육회(2만1천원), 한우소금구이(2만3천원), 옛날불고기전골(1만5천원), 갈비우거지탕(7천원) 등이 있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차분한 느낌의 레스토랑 같은 분위기의 1·2층에 개별실 그리고 좌식과 입식이 고루 갖추어져 있다. 밑반찬이나 상차림이 현대적이다. 육회는 대구식이라고 해도 될 만큼 색다르다. 다른 지방의 육회와 같이 계란 노란자와 배는 들어가지 않는다. 간장을 기본으로 참기름과 통깨 그리고 나풀거릴 정도로 가늘게 채 썬 파로 달콤한 맛을 강조했다.

기름기가 없는 소 엉덩이 부분을 하루 정도 살짝 냉기가 돌 정도로 숙성시키고 실오라기 같은 힘줄과 지방은 일일이 손으로 제거한다. 썰자마자 조물조물 양념해서 낸다. 먹는 내내 검붉은 빛깔이 그대로 살아 있다. 너무 묽지도 뻑뻑하지도 않고 촉촉하다. 기분 좋은 짠 듯한 맛에 입에 넣자마자 녹아내리는 차분하고 얌전한 맛이다. 남은 육회에 밥을 비벼 먹는 비빔밥도 밥도둑이다.

달구어진 돌판에 구워 먹는 한우 소금구이는 창문 안쪽 커튼 윗부분의 주름살처럼 생겼다고 부르는 ‘안창살’. 소 한 마리에 1.2㎏밖에 나오지 않는 단맛과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지방질이 거의 없는 쇠고기 여러 부위를 합쳐 놓은 맛의 토시살, 크림 색깔의 마블링이 활짝 펴 꽃처럼 촘촘히 박혀있는 고소한 맛의 꽃등심과 감칠맛의 꽃갈빗살을 낸다. 구이용으로 별미 중의 별미인 소 한 마리를 고스란히 내는 셈이다.

곁들여 구워 먹는, 살이 꽉 차 있는 제법 실한 전복은 ‘덤’이다. 불판 위에 트위스트를 추면서 익은 탱탱한 전복은 고기와 함께 먹어도 궁합이 잘 맞다. 간혹 먹는 시원한 백김치는 이 집만의 별미로, 적당히 잘 익어 입가심으로 제격이다.

이 집에서 고기 먹은 후 꼭 찾는 ‘구원투수’가 있다. 된장찌개다. 입속에 남은 기름기와 고기 단백질의 느끼함을 단번에 없애준다. 찌개보다는 심심한 국에 가깝다. 굵은 통멸치를 넣어 우려낸 국물 맛은 지겨울 것 같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연인 같은 맛이다. 배가 부르지만 밥 한 그릇까지 자연스럽게 보태진다. 부드럽고 진한 국물 맛에 갈빗살을 듬뿍 넣은 갈비우거지탕은 국물 맛이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다. 쌀밥 말아 후루룩 먹는 탕은 뱃속까지 뜨뜻하고 제법 푸짐한 갈빗살의 든든함까지 있다. 이 집은 가격 대비 양이나 품질이 꽤 괜찮은 곳으로 소문이 난 집이다. 음식칼럼니스트

▶예약전화: (053)761-1872
▶위치: 대구 수성구 청수로 91-6(황금동)
▶영업시간: 오전 11시 ~ 밤 11시
▶휴무: 없음
▶주차시설: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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