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일 칼럼] “보수 중심 잡아야” “깨어나야” TK총선을 바라보는 ‘두 시선’

  • 박재일
  • |
  • 입력 2016-02-06   |  발행일 2016-02-06 제1면   |  수정 2016-02-06

‘배신의 정치’‘진박 논란’ 향배
설 연휴 지나면서 구체화될 것

친척·친구와 정치토론 벌인다면
누가 지역을 더 잘 알고 있는지
누가 정치철학 있는지 따져봐야


설을 맞아 외지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안부 인사 끝에 꼭 묻는다. 요즘 TK(대구·경북) 정치 어떠냐, 누구 누구는 당선될 수 있냐고.

대충 설명하면, 예의 자신들의 견해를 강하게 피력한다. 줄기를 잡으면 두 축으로 나뉜다.

“대한민국 보수의 핵심 중에 핵심인 대구가 왜 흔들리는가. 누가 이 나라를 지탱해왔는데, 정말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열을 낸다. 그러고 보니 TK는 최근 두 번의 대통령 선거를 결정지은 중심축이었다.

반면 “내 고향 TK가 드디어 깨어나고 있는지 지켜볼 것이다. 잘 선택해야 한다. 대구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변한다는 것을 보고 싶다.”

동의 여부를 떠나 다들 TK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묻어난다. 사실 대구는 어떤 도시였던가. 한때 대한민국 정치 1번지가 아니었던가.

지금 TK는 4·13 총선을 앞두고 전례가 드물게 전국적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정치시즌에다 설 연휴까지 겹치면서 그 관심도는 증폭되고 있다. 종편 방송에서는 거의 매일 TK정치 동향을 놓고 설전을 벌인다. 정치1번지 부활의 신호탄일까.

설은 민족대이동을 낳는다. 멀든 가깝든 5천만 국민 거의가 한번쯤 이곳 저곳으로 이동한다. 디지털 시대에도 불구하고 이런 유형의 아날로그적 교류는 여론의 섞임을 초래한다. 혹자는 디지털 SNS시대에 그런 아날로그적 여론 생산은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명절 여론동향을 민감하게 관찰한다.

‘배신의 정치’나 ‘진박(眞朴) 논란’은 그 명제가 싫든 좋든 이번 설을 지나면서 최종 정리가 될 것이다. 그것이 공허한 정치적 수사인지, 대구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작품인지 결판날 것이다. 27 대 0의 일당독점 구조의 향배도 어쩌면 설을 기점으로 4·13 총선에서 구체화될 것이다.

대구·경북은 20대 총선에서 유례없는 출마 러시를 목도하고 있다. 서울TK나 대구TK나 다들 내가 진정한 선량(選良)이 될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과잉은 주의해야 하지만, 치열한 경쟁은 정치의 미덕이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즐거운 명절, 뒤끝이 좋지 않은 정치토론은 뒤로하는 것이 상책일지 모른다. 그래도 행여 멀리서 온 친척과 친구들과 의견을 교환한다면 최소한의 준비는 돼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몇 가지 제시하고 싶다.

현장 없는 정치는 허무하다는 점을 먼저 꼽고 싶다. 가능하면 대구·경북을 좀 더 잘 아는 이들이 우리의 대표가 돼야 한다. 국회의원은 특정 지역구를 대표하는 의원이다. 지역을 도외시하고서는 국가를 논할 수 없다.

또 하나, 누가 얼마나 국가적 어젠다를 진정 숙지하고 있는가다. 보수든 진보든 철학없는 정치인에게 우리는 미래를 맡길 수 없다. 300명 국회의원 중 단순한 거수기 무리에 우리 TK의원이 속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생계형 국회의원은 더 이상 사절이다.

영남일보는 설을 맞아 대구·경북에서 출마한 예비후보자 명단을 모두 실었다.

행여 더 궁금하다면 인터넷이라도 뒤져 한번쯤 내 지역의 출마자를 섭렵했으면 한다. 물론 주위 어르신 또는 친인척께 세배나 선산 성묘를 마치고 자투리 시간이 있을 때라야 할 것이다.

정치 시즌, 설 귀향길을 다들 유쾌하게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드린다.

<편집국 부국장 겸 정치부문 에디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