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려고 교황청과 단교한 헨리8세 궁전서 450년만 가톨릭의식

  • 입력 2016-02-10 00:00  |  수정 2016-02-10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파문당한 영국 국왕 헨리 8세의 궁전에서 9일(현지시간) 무려 450여 년 만에 가톨릭 교회 의식이 치러졌다.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빈센트 니컬스 추기경과 영국 성공회의 리처드 샤르트르 런던 주교는 이날 오후 영국 런던 서부에 있는 햄프턴 코트 궁전 왕실 예배당에서 두 종교의 화해를 의미하는 상징적 행사로 저녁 기도를 함께 진행했다.


 니컬스 추기경은 행사에 앞서 "매우 놀라운 순간"이라며 "한 역사학자는 '헨리 8세가 무덤 속에서 서성거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궁전에서 거의 반세기 만에 울려퍼진 라틴어 성가와 관련해 "우리 관계에서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자 여전히 서로 치유하고, 함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덧붙였다.


 샤르트르 주교는 "이 라틴어 곡들은 종교개혁으로 유럽이 갈라지기 전까지 서유럽의 모든 교회에서 불리고 들렸던 곡"이라고 말했다.
 햄프턴 코트 궁전은 1514년 왕실 개인 교사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토머스 울시 추기경이 지었지만, 이후 실각하면서 헨리 8세가 소유했다. 헨리 8세는 6번째이자 마지막 부인인 캐서린 파와 1543년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앞서 헨리 8세는 정략 결혼한 캐서린 왕비와의 이혼 신청을 로마 교황청이 승인하지 않자 교황청과의 단교를 선언하고 1534년 성공회를 탄생시켰다. 이후 로마 가톨릭 교회와 수도원을 해산시키고 재산을 몰수했다.

 이날 궁전 밖에서는 두 종교의 화합에 반대하는 일부 개신교도들이 모여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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