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K2 이전과 별개로 진행을” 칠곡군 “일방적 추진 부적절”

  • 최수경,마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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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12 07:32  |  수정 2016-02-12 09:35  |  발행일 2016-02-12 제8면
사드배치 논란 지역 반응
20160212
칠곡군이 11일 오후 4시 통합방위협의회를 긴급 소집해 군청 제1회의실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칠곡=마태락기자


대구, 작전 운영상 장점 있지만
인구밀집해 현실적으로 힘들어


주한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대구가 후보지 중의 하나로 거론되자 대구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시는 크게 3가지 사항에 대해선 어느 정도 의견을 정리했다. △안보상 국익차원에서 사드배치는 필요하되 △대구 등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 배치는 적합지 않고 △K2기지 이전과는 완전 별개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의 유일한 안보통인 김상경 안보특별보좌관(예비역 준장)은 11일 영남일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국가안보상의 위기가 감도는 상황에서 방어위주의 작전을 펼 수밖에 없는 우리로선 전쟁 억제력 확보 측면에서 (사드 같은) 최소한의 방어수단은 갖출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사드를 혐오시설이 아닌 방호시설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피력했다.

하지만 실제 사드배치 문제에 대해선 민원폭증을 야기할 수 있는 대도시(대구)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사드배치 후보지로 스멀스멀 흘러나오는 대구 캠프워커(남구 대명동)와 K2공군기지를 염두에 둔 것이다.

김 보좌관은 “평택, 군산 등 서해안지역이 중국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자, 상대적으로 동쪽에 있어 작전 운영상의 이점이 있는 대구가 후보지로 오르내리고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공간이 협소하고 주택가가 밀집된 캠프워커의 경우, 현재 사드가 배치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반경 1㎞의 안전지대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검증은 되지 않았지만 레이더 탐지범위에 앞산이 장애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레이더 전자파 노출과 관련해 인근 주민들의 인체 유해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K2기지 내 사드배치도 전투기 등의 이·착륙시 전자파 간섭을 받을 우려가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일각에선 이전사업이 추진되는 K2 기지 내에 사드가 배치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것을 잘 안다. 소음문제로 인해 기지 이전사업까지 한창 추진되는 마당에 사드까지 배치되면 민원이 들불처럼 번져 국가가 그 부담을 쉽게 떠안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대구시민의 숙원사업인 K2기지 이전은 사드배치 문제와는 별도 사안으로 접근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北 공격대상 될라” 민심 술렁
“이럴거면 美 부대 빼라” 발끈

사드 배치 후보지로 칠곡군 왜관읍 미 캠프캐럴이 거론되고 있다는 각종 언론 보도가 나오자 지역 주민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사드의 강력한 전자파가 주민 건강은 물론 각종 전자장비 운영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2006년 10월 광주 송정동 광주공항의 미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가 이미 옮겨온 상황에서 사드 배치까지 거론되자 술렁이는 분위기다.

미 캠프캐럴이 왜관읍 중심지에 위치해 있어 만약의 경우 북한의 주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민 이승구씨(50·왜관읍 매원리)는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에다 이제는 사드까지 들어올 수 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지역 주민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그는 “캠프캐럴은 2011년 고엽제 매립 의혹으로 기지 내외부 환경영향조사가 실시되고, 인근 주민들이 건강검진을 받는 등 난리법석을 떨었던 곳”이라며 “만약에 사드 배치가 현실화된다면 이참에 부대 이전을 요구하는 시위라도 벌여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지역 기업체도 벌써부터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캠프캐럴 인근에는 왜관산업단지는 물론 기계·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개별 공장들이 산재해 제품의 하자 발생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캠프캐럴 내 북쪽 야산 인근에 조성 중인 아곡농기계특화농공단지 입주 예정 기업들의 걱정은 크다.

칠곡군이 11일 통합방위협의회를 긴급 소집해 대책 마련을 논의한 것도 이 같은 지역 여론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이날 협의회는 “사드의 강력한 전자파가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보도와 여론이 군민들의 걱정을 야기시키고 있다”며 “국방부가 사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고 지역 단위 민·관·군 등과 충분한 사전 협의와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사드 배치 지역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칠곡=마태락기자 mtr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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