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황금] 버렸던 뿌리를 달여 먹이니 공주의 열이 내렸다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6-02-23 07:58  |  수정 2016-02-23 07:58  |  발행일 2016-02-23 제22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황금] 버렸던 뿌리를 달여 먹이니 공주의 열이 내렸다

황금은 다년생초본인 ‘속썩은풀’의 뿌리다. 성질은 차고 맛은 쓰다. 속이 꽉 찬 어린 황금뿌리를 조금(條芩) 또는 자금(子芩)이라 부른다. 주로 하부에 있는 대장(大腸)의 열을 내리는 데 사용한다. 오래 자란 황금뿌리는 속이 썩거나 비어 있는데 편금(片芩) 또는 고금(枯芩)이라 부른다. 주로 상부에 있는 폐(肺)의 열을 내린다.

고대에 융성했던 제국이 있었다. 황금문화가 발달하여 모든 것을 황금으로 해결했기에 ‘찬란한 황금제국’으로 불렸다. 황제는 금관과 금동신발, 공주는 금 귀걸이에 금팔찌까지 온몸을 황금으로 치장했다. 대궐은 물론 큰집들은 기와와 기둥에 금박을 입혔다. 번성하던 제국에 걱정거리가 생겼다. 공주가 열이 나면서 자리에 누운 것이다. 어의가 진맥해보니 폐에 외감(外感)열이 있고, 위와 대장에는 습열(濕熱)이 차있었다.

심한 기침에 코피가 나고 하혈까지 하자 어의는 다급해졌다. 공주의 질병은 황금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어의의 생각이 황금에 미치자 지난 약초채취 때 버렸던 황금색 뿌리가 생각났다. 보랏빛 꽃모양이 약이 될 것 같아 뿌리를 캐보니 황금색이었다. 그런데 뿌리를 잘라보니 속이 썩었거나 텅 비어있었다. 어의는 실망해서 맛도 보지 않고 그 자리에 버린 적이 있었다.

이제 써볼 약은 다 써봤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버렸던 그 뿌리를 가져다 공주에게 달여 먹였다.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공주의 열이 내리면서 속이 편해지고 눈병과 피부병까지 좋아졌다. 어의는 그 풀을 ‘황금색 풀뿌리’라는 의미로 황금(黃芩)이라 이름 지었다. 의서에 올리고 의원들에게도 알려 백성들의 건강에 보탬이 되게 했다. 황금제국은 약물치료도 황금으로 하면서 태평성대를 누렸다.

황금은 폐와 대장의 열을 내릴 뿐 아니라 담(膽)에도 작용하여 황달을 치료한다. 임신부에게 볶아서 쓰면 안태(安胎)작용이 있다. 그 외 항염증, 항산화 및 항암효능이 보고되고 있다.

<제생한의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