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락의 풍수로 본 명당] 고가도로가 앞쪽에 있는 높은 건물은 잘리는 형상이라 좋지 않아…방음벽과 烏竹으로 나쁜 기 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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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26   |  발행일 2016-02-26 제40면   |  수정 2016-04-19
20160226

명당(明堂)의 반대 개념은 흉당(凶堂)이다. 명당은 밝은 공간의 터를 말하며,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공간이다. 흉당은 궂은일이 자주 발생해 구성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곳을 말한다.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은 좋은 기를 받는 곳이며, 반대의 흉당은 기를 받지 못하는 입지를 의미한다. 즉, 명당 터는 주변 환경과 조화·균형을 이룬 중심 공간에 있으며, 산을 의지하고 물을 얻는 터이다. 반대로 흉당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 주변의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거나 뒤가 허전한 곳으로 나타난다.

터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땅의 형태는 어떠한지, 도로와의 관계는 어떠한지, 주변환경이 터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 것인지, 그리고 부족한 터를 보완하는 비보 형태는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도심 공간에서 명당과 흉당을 판단할 수 있는 풍수지표가 있다.

첫째, 터의 형태이다. 정사각형 정방형은 명당형이지만 마름모꼴, 세모꼴은 흉당 형태가 된다. 명당의 모양은 건축면적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나, 흉당은 땅의 허실이 많기 때문에 건축면적이 명당보다 적게 나온다. 명당은 반듯하거나 평탄하지만, 흉당은 기울어졌거나 한쪽이 낮은 형태를 이루거나 골이 패인 형태로 나타난다. 명당은 용맥이 머물면서 안정지세를 이룬 곳이므로 기가 응집되어 있는 공간을 갖춘 곳이다. 흉당은 용맥의 중심에서 벗어난 곳이거나 땅을 복토하여 개발한 곳이므로 대부분 지기의 역량이 미약하거나 파쇄된 터를 이룬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도로를 접하고 있는 터의 경우다. 도로는 풍수적으로 바람길을 의미한다. 도로가 앞쪽이나 좌우의 한쪽 면을 끼고 있는 터는 좋다. 이러한 터는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출입문을 배치하기 적합하다. 출입문은 기의 통로이다. 그러나 앞과 뒤에 도로가 있는 중간의 터는 물에 떠내려가는 형국으로 흉당이다. 또한 사방에 도로가 형성된 터는 도로가 길을 이루어 사방에서 바람이 일어나므로 기가 머물지 못하고 흩어지게 된다. ‘바람 잘 날 없다’는 옛말처럼 좋지 않은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풍수지리에서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장풍조건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셋째, 도로와 건물의 배치에 따른 명당과 흉당 터의 판단이다. 먼저 도로와 경계를 이룬 전면배치의 건물 터는 접근성은 좋으나 도로 가까이에서 발생하는 바람길에 의해 건물의 기는 머물지 못하고 흩어지게 된다. 이 경우 후면에 조성된 주차공간이거나 필로티 형태를 이룬 터는 재물이 뒤로 돌아가거나 빠져나가는 형국이므로 발복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상징한다. 후면배치의 건물 형태는 전면에 주차장을 갖춘 경우, 도로에서 발생하는 바람의 영향을 순화시켜 기가 머물 수 있는 터가 된다. 전면주차는 풍수적으로 재물이 흘러들어와 쌓이는 공간을 갖춘 형태이므로 발복이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 뜻이다.

넷째, 고가도로가 앞쪽 가까이 있는 경우다. 고가도로는 터보다 높은 곳에 위치한다. 그리고 가로지르는 형태가 대부분이므로 건물이 전면배치일 경우는 흉당조건이 된다. 더구나 높은 건물의 경우는 건물이 잘리는 형상이므로 이곳의 구성원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시각적으로 볼 때 외부로부터의 나쁜 형태는 업무능력을 떨어지게 하거나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게 함으로써 공실이 많이 나타나므로 건물의 비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적으로 차폐를 위한 방음벽을 설치하고 전면에 오죽(烏竹)을 심어 나쁜 기를 순화시켜야 한다. 도로는 물길로 오행의 수(水)이므로, 키 큰 대나무가 비보인 셈이다.

도심공간에서의 터는 도로와 건물, 그리고 공간배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풍수지리를 알면 터를 읽을 수 있다. 땅은 살아있는 유기체이자 기가 머물고 있는 공간이므로 명당의 낌새를 안다면 발복의 시초가 될 수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국풍환경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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