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락의 풍수로 본 명당] 절터의 표고에 따른 氣의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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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04   |  발행일 2016-03-04 제43면   |  수정 2016-04-19
8부 능선 넘는 산 정상 대견사 터 ‘기도도량’…4부 능선 이하 절은 ‘포교처’
201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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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용리 산1에 소재하는 대견사(大見寺)는 신라 헌덕왕(?~826) 때 창건된 사찰로 조선 세종조에 대견사로 개칭된 것으로 전해진다. 절의 명칭 ‘대견’의 의미는 크게 보고, 느끼고, 깨우친다는 의미를 함포하고 있다. 명문가문의 당호는 조상의 성품을 나타내며, 사찰의 명칭은 입지한 터의 역량을 암시한다. 그렇다면 작년에 달성군에서 새롭게 중창한 천년고찰인 대견사의 입지는 풍수지리적으로 어떠한 역량을 갖춘 터일까.

우선 절터의 표고에 따라 기의 역량을 알 수 있다. 즉 8부 능선 이상은 기도도량처이며, 5부~7부는 능선의 산속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천장지비(天藏地秘)터인 참선도량처이고, 4부 능선 이하는 중생을 위한 포교처이다. 지금의 대견사 터는 산 정상에 자리한 기도도량처인 것이다. 이곳은 귀이한 암반을 뒤로 바싹 의지하고 있으며 좌우에도 암석이 감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절터는 기도발이 센 명당 터가 된다. 즉, 산 정상은 바람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암반에서 분출되고 있는 기가 바람에 흩어지므로 오랫동안 머물 수 있게 하는 자리가 된다. 강원도 오대산의 상원사, 태백산의 정암사, 대구 팔공산의 선본사 등도 같은 역량을 갖춘 곳이다.

다음으로 사찰 내의 탑의 좌향에 따라 터의 역량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찰은 대웅전 앞 마당에 탑이 있고 좌우로 요사채가 위치하며 중심공간에 서 있어 대웅전과 마주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비슬산 대견사는 대견보궁의 앞 마당엔 탑이 없고 대견보궁을 감싸는 병풍바위의 우선지맥이 끝나는 곳에 삼층석탑을 하고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산진처를 이룬 곳인데, 강한 기가 응집된 곳일 땐 암반형태를 이룬다. 이곳은 지기가 더 이상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지맥을 뻗어 멈춘다거나 입석형태를 하고 있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도록 넓은 평상처럼 놓인 암반형태로 나타나지만 앞부분은 계속 뻗어가려고 치켜든 형국이다. 따라서 이곳 삼층석탑(유형문화재 제42호)은 지맥을 잡아두기 위한 압승 비보탑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절터의 좌향은 기를 순화시킨다. 비슬산 천왕봉~월광봉으로 이어진 용맥이 대견봉을 세우면서 활짝 개장하여 좌선지맥은 뻗어내려 문필봉의 조화봉을 이룬다. 그리고 우선지맥은 생룡형태를 이루면서 대견사 터를 가까이서 포근히 감싼 형국을 하고 있다. 그러나 노출된 석맥은 강한 지기가 흐르게 된다. 이러한 석맥이 감싸는 기도처는 발복의 강도가 오래 지속되지 않고 순간적인 것으로 필요할 때만 기를 원하는 무속인의 발복처론 좋은 곳이다. 다행히도 대견사 터는 대견봉의 중심공간에 대견보궁이 자리하고 있으므로 감싸는 강한 석맥이 순화되면서 생기를 생성하여 머물거나 분출될 수 있도록 명당공간을 이루고 있다.

반가운 것은 대견사는 매주 토요일 철야정진법회를 연다고 한다. 이참에 자신의 역량을 크게 넓힐 수 있는 기도발을 받길 원한다면 짬을 내어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본다. 철야기도 들어갈 때는 입구에 있는 비슬산 정기를 머금은 용출수를 한 사발 마시고 수행을 한다면 몸속 가득히 명당의 맑은 기가 서서히 정제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국풍환경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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