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정차에 막힌 ‘자전거 전용도로’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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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25 07:40  |  수정 2016-03-25 07:40  |  발행일 2016-03-25 제11면
대구 서구청 30억들여 조성한 길
사후관리 안해 무용지물로 전락

지난 23일 오전 10시 대구시 서구 평리동 서대구로. 불법 주정차한 차량들이 도로 양 옆으로 조성된 자전거 전용차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자전거 이용자들은 어쩔 수 없이 인도 위로 방향을 틀어야 했다. 일부는 자전거를 손으로 끌고 가는 모습도 보였다. 인도 위를 주행하는 자전거 이용자들은 보행자의 눈치를 보며 서둘러 페달을 밟았다. 보행자들은 행여나 자전거와 부딪힐까 인도 구석으로 몸을 피했다.

대구 서구지역 일부 자전거도로가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서구청이 전용도로 조성에만 열을 올리고 사후관리를 게을리하면서 주차장처럼 변하고 있어서다.

23일 서구청에 따르면 2009년 ‘자전거 이용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한 이후 2014년까지 5년간 지역 곳곳에 자전거 전용차로를 설치했다.

서대구로(두류역~팔달교) 8.2㎞ 구간을 시작으로 국채보상로(새방골~신남네거리) 7.1㎞, 북비산로(서대구 나들목~달성공원) 3.9㎞, 와룡로(이현삼거리~죽전네거리) 4.3㎞, 달서천복개로(평리교~원대오거리) 4.4㎞ 등에 총 연장 44.13㎞, 14개 노선을 조성한 것.

자전거 전용차로 조성에만 30억원을 웃도는 사업비가 소요됐다. 하지만 자전거가 주행할 수 없는 전용차로가 부지기수다. 불법 주정차 때문이다.

이에 자전거족은 전용차로 주변에 CCTV를 설치하고,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자전거 전용차로에만 매달 평균 수백여대의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적발되고 있어 단속 전담 팀까지 꾸려 대응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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