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산란 붕어 시즌 강릉 죽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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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08   |  발행일 2016-04-08 제37면   |  수정 2016-04-08
205만5천㎡ 계곡 곳곳 몸 뒤집는 소리…최상류 수초밭이 ‘포인트’
3월 중순부터 산란기 붕어 입질 시작
새물 유입구 쪽 30m 위…월척 4마리
최소 33㎝…시간 지날수록 씨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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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운씨가 간밤에 낚인 것 중 가장 큰 35㎝짜리 월척을 들어 보인다. 33㎝짜리 3마리, 35㎝짜리 1마리가 모두 새벽 3∼5시에 낚였다.


3월 중순부터 산란기 붕어 입질 시작
새물 유입구 쪽 30m 위…월척 4마리
최소 33㎝…시간 지날수록 씨알 커져

강원도 영동지방에서 3월에 붕어낚시를 한다고 하면 흔히 ‘너무 추워서 낚시가 될까?’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러나 그것은 영서 내륙지방의 이야기다. 같은 강원도라도 태백산맥 서쪽과 동쪽은 다른 세상이다. 해양성 기후인 영동권은 올해 이른 해빙 후 남부 지방 못지않게 이른, 3월 중순부터 산란 붕어 시즌이 시작됐다.

◆여기저기 몸 뒤집는 소리

“여기 산란 시즌 시작됐어요. 붕어 몸 뒤집는 소리 나고 있어요.”

강릉꾼 김창석씨로부터 영동지방 산란붕어 소식을 들은 것은 지난달 18일. 강릉권에서 가장 먼저 산란 시즌이 시작되는 장현지에서 산란의 징후가 비치고 있다고 김씨는 전했다. 이 소식을 들은 나는 지난달 26일 강릉으로 향했다. 강릉에 도착하니 김씨가 마중나와 있다. “어디에서 오시는 길입니까”라고 물어보니 전날부터 죽헌지에서 낚시하고 있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어라? 분명히 시즌이 시작된 곳은 장현지라고 들었는데?’ 약간 의아해진 나는 그간의 상황을 물어 보았다.

“장현지에서 낚시를 했는데,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힘들었어요. 그래서 죽헌지로 옮겼죠. 이제 죽헌지와 동막지에도 산란붕어가 붙었거든요. 이미 어젯밤에 월척 한 마리를 봤습니다.”

이미 월척이 낚인 마당에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바로 김씨와 함께 죽헌지로 향했다.

김씨가 자리를 잡은 곳은 죽헌지 최상류 새물유입구 인근 수초밭이었다. 수면적 205만5천㎡ 규모의 대형 계곡지인 죽헌지는 본류가 골짜기를 따라 좁고 길게 뻗어 제방에서 최상류까지의 거리가 2㎞에 달한다. 그 끄트머리에 산란기 포인트가 되는 수초대가 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삭은 수초 줄기가 엉킨 곳에서 잦지는 않지만 붕어가 몸을 뒤집는 물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전날 낚였다는 월척을 확인해 봤다. 씨알은 33.5㎝로 머리는 작고 몸집이 크다. 배스가 유입된 대형붕어터인 죽헌지에서 이 정도는 보통 볼 수 있는 씨알이다.

“어젯밤 11시쯤 케미컬라이트 불빛이 어두워져서 갈아 끼우고 있었는데, 1시 방향에 세워둔 찌가 3마디쯤 올라오는 거예요. 챔질했는데, 수초에 감겨서 꼼짝도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낚싯대를 놓고 가만히 기다렸죠. 그러다 물속에서 비치는 희미한 케미컬라이트 불빛이 다시 슬슬 움직이는 걸 보고 끌어낸 게 이 월척입니다.”

◆상류로, 상류로…

꽃샘추위가 물러간 이날은 전날보다 포근했다. 낮 낚시에 입질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이대로라면 저녁에 꽤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전날 지렁이 미끼를 미처 준비하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는 김씨는 이날 오후 지렁이를 준비해 와서 10대 중 3대에 지렁이 미끼를 꿰었다.

“배스가 서식하는 저수지지만 개체수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고, 수초 쪽으로는 잘 들어오지 않아서 안심하고 지렁이를 써도 됩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첫 찌올림의 주인공은 배스였다. 예상 밖 불청객의 등장에 당황했지만 어딜 가나 별난 놈 하나씩은 있는 법. 이튿날 아침까지 더 이상은 배스의 성화가 없었다.

초저녁 입질을 기대하고 해가 지기만을 기다렸다. 따뜻한 햇볕이 저수지를 데웠으니 충분히 기대해 볼 만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입질이 없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걱정 속에 밤이 지나갔다.

이튿날 아침, 밤새 붕어가 낚였다는 소식이 들렸다. 김씨의 자리에서 새물 유입구 쪽으로 30m 정도 올라간 자리에서 월척 4마리가 낚였다. 따뜻한 날씨는 붕어를 더 상류 쪽으로 밀어붙인 것이었다. 그런데 입질이 들어온 시간대가 문제였다. 새벽 3시부터 입질이 들어온 것. 아무리 밤과 친숙한 붕어낚시꾼도 이 시간에는 대부분 눈을 붙인다. 이 자리에서 낚시한 조영운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입질은 계속 들어오는데 졸리기는 엄청나게 졸리고, 눈을 떼었다 붙였다 하면서 겨우 낚았어요.”

씨알은 35㎝짜리가 1마리, 나머지는 33㎝ 정도였다. 이 4마리 월척을 추가로 확인하고 난 후 죽헌지에서 철수했다.

월간낚시21 기자·penandpower@naver.com

☞ 가는 길

강릉시내 강릉대 정문에서 오죽헌 쪽으로 진행하다 작은 다리 건너 오죽헌 입구에서 좌회전해 수로변 도로를 따라 1.5㎞ 정도 진입하면 죽헌지 제방 앞에 도착한다. 고속도로에서 죽헌지를 찾아갈 때는 상류 쪽 진입로가 가깝다. 동해고속도로 강릉나들목을 나가서 강릉시내 방면으로 진행하다 첫 입체교차로에서 금산리 방면 도로로 진입, 3㎞ 정도 진행하여 작은 하천을 건넌 후 입체교차로를 빠져나가 굴다리를 통해 P턴한다. 하천변 도로를 타고 600m 정도 진입한 후 좌회전하여 다리를 건넌 후 언덕길을 넘어가면 죽헌지 최상류 포인트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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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에 삭다 만 풀줄기가 걸려나왔다. 튼튼하고 무거운 채비를 써야 채비 손실 없이 낚시할 수 있다.

봄 죽헌지 공략 팁

삭다 만 수초 등 부유물 많아
무거운 채비·굵은 원줄 필요

죽헌지는 매년 봄 최소 월척 이상의 대형붕어를 선사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 산란철이 찾아왔다. 하지만 올봄 죽헌지의 낚시 여건은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침전물 때문이었다. 이 침전물의 정체는 삭다 만 수초와 육초 찌꺼기다. 원래는 늦가을에 시든 풀줄기가 삭기 전에 겨울이 찾아와서 봄이 지나고 난 후 마저 삭는데, 유난히 포근했던 지난 겨울에는 초겨울까지 계속 수초가 삭아 들어간 것이다. 흔적도 없이 다 삭아버렸다면 그런 대로 낚시하기 괜찮았겠지만 삭다 만 찌꺼기가 어지럽게 얽힌 채 바닥을 뒤덮고 있어 수심 측정과 채비 안착이 상당히 까다로워졌다.

침전물의 일부가 물 위로 뜬 게 부유물이다. 이 부유물은 찌톱을 덮어 찌올림을 방해하는 매우 성가신 존재가 됐다.

이런 침전물과 부유물은 올해 초여름까지 남아 꾼들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려면 7~8호 정도의 무거운 봉돌과 마이너스 찌맞춤, 그리고 5호 이상의 굵은 원줄과 목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거운 채비를 쓰면 침전물 사이의 좁은 구멍을 파고들어 채비를 안착시킬 수 있고, 밑걸림이 발생하더라도 채비 손실 없이 바닥의 장애물을 끄집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유물은 뜰채나 수초 제거기로 최대한 걷어 내거나 부유물이 없는 곳을 찾아 정확히 캐스팅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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