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귀촌하기 좋은 문경 .3] 교육과 문화의 도시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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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7   |  발행일 2016-04-27 제13면   |  수정 2016-04-27
명문대 입학률 대구 최고학군 안 뒤져‘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우뚝
[기업하기 좋은, 귀촌하기 좋은 문경 .3] 교육과 문화의 도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고 있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 프로그램의 하나인 다례체험.
[기업하기 좋은, 귀촌하기 좋은 문경 .3] 교육과 문화의 도시
국내 최대의 현존 예술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글서예로 담아낸 아리랑 일만수 책자.
[기업하기 좋은, 귀촌하기 좋은 문경 .3] 교육과 문화의 도시
문경시민의 문화갈증을 해소해 주는 문경문화예술회관. 왼쪽부터 대공연장, 중앙도서관, 문희아트홀.
[기업하기 좋은, 귀촌하기 좋은 문경 .3] 교육과 문화의 도시
어린이집과 보육수요자에 대한 맞춤형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육아종합지원센터.
[기업하기 좋은, 귀촌하기 좋은 문경 .3] 교육과 문화의 도시
문경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문경교육지원청은 올해 말 국군체육부대 인근 신축청사로 이전한다.


2016년 4월 현재 문경의 인구는 7만6천여 명이다.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인구 늘리기가 문경의 지상과제일 수밖에 없다. 기업을 유치하고,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귀농정책을 펴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노령화에 따른 자연감소 추세를 따라잡기는 벅차다. 하지만 문경은 교육·문화가 경쟁력을 갖고 있어 수도권 등 대도시로부터의 인구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서울·대구 뺨치는 대학 진학 실적

문경 교육계는 문경 인구를 10만명으로 늘리는 최고의 방법은 교육에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국군체육부대가 문경을 이전지로 선택한 배경에는 문경의 높은 대학진학률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 근거지를 결정하는 데 교육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체육부대 실사단이 문경에 대해 조사를 벌였을 당시 문경 고교생의 수도권 대학은 물론 소위 서울 4대문 안의 명문대 입학률이 서울이나 대구의 최고 학군에 뒤지지 않는 실적을 올렸다. 당시에는 공립 명문인 점촌고에 입학하기 위해 서울 등지에서 중학교 때부터 문경으로 전학을 오는 사례도 있을 정도였다. 이 덕분에 사립인 문창고와 문경여고도 명문 반열에 올라섰고, 글로벌선진학교는 유학을 대체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대학입시의 잣대로 꼽히는 서울대 진학률을 보면 지난해 문경지역에서는 6명이 합격해 고교생 수가 몇 배나 많은 경북의 다른 도시보다 훨씬 좋은 결실을 거두었다. 이명수 문경교육장은 “문경은 인구도 적고 학생 수도 적은 소도시이지만 교육환경이나 학부모 열의, 학생 수준은 전국 최고”라며 “내년 대학입시에서는 더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경시와 문경교육지원청이 내세우는 구호는 ‘아이 키우기 좋은 명품 교육도시’다. 육아종합지원센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도입된 중학교 자유학기제, 고교생들의 해외 명문대 탐방 등은 문경의 교육수준을 높이는 데 한몫을 했다.

문경시가 설립한 장학재단은 우수한 학생과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지난해 문경학사를 인수해 서울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깨끗하고 안정된 터전을 제공하고 있다. 문경시장학재단은 학생뿐 아니라 일선에서 고생하고 있는 교사에게도 선진지 견학 등 격려의 기회를 마련해 교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26일 문을 연 문경시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다양한 양육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내년 완공 예정인 청소년문화회관은 건전한 청소년 문화육성에 이바지하게 된다. 문경교육지원청이 추진하고 있는 단설 공립유치원이 설립될 경우 문경교육은 보다 안정적인 공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품격 있는 차(茶)문화의 생활화

도자기의 고장 문경에서 다른 곳보다 두드러진 문화가 있다면 당연히 차(茶)문화다. 전통찻사발축제가 열리고 도자기를 굽는 가마가 가까이 있으니 차를 마시는 도구인 도자기를 자주 접하고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가정에서 차생활을 하기 위해 다기세트나 차탁을 갖춰 놓은 비율을 따진다면 아마 문경이 전국 최고 수준일 것이다.

문경에서는 직장에서나 이웃끼리의 만남에서도 상당수가 늘 차(茶)를 가까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른 도자기 고장이나 차가 생산되는 곳에서도 많은 사람이 차문화를 즐기지만 문경에 견줄 만큼은 안 된다는 것이 차 동호인들의 평이다.

차문화의 대표적인 행사가 문경전통찻사발축제와 칠석차문화제다. 5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최우수축제인 전통찻사발축제는 문경의 전통문화를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행사다. 전기나 가스 등 편리함을 추구하는 대신 장작가마라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문경의 도예인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전통찻사발축제는 1999년 시작된 문화콘텐츠다. 올해 전통찻사발축제도 오는 30일부터 9일간 문경새재 일원에서 열린다. 매년 칠월칠석을 전후해 열리는 칠석차문화제는 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차인들의 아름다운 찻자리다.

◆아리랑대장경 등 아리랑의 거점도시

아리랑의 거점도시를 표명한 문경시는 아리랑을 통해 한민족의 애환과 설움, 기쁨을 풀어내고 나아가 통일의 밑거름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세상 모든 아리랑을 품은 문경시는 아리랑도시’임을 천명한 데 이어 국립아리랑박물관 건립을 위한 국회토론회, 아리랑 전시회, 아리랑비 건립, 아리랑 학술대회, 아리랑 세계화포럼 결성, 아리랑마을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만들어지고 불리는 2만5천여 수의 아리랑 가운데 1만68수의 아리랑 가사를 문경에서 생산되는 전통한지에 120명의 서예인이 2년간 한글서예로 기록한 ‘서예로 담아낸 아리랑 일만수’는 아리랑대장경으로 불리고 있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최대의 한글사업으로 꼽힌 이 작품은 지난해 말 문경옛길박물관에 안치됐다.

한편 문화예술회관은 문화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문경시민들을 위한 보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공연장은 오는 9월까지 무대기계와 음향시설 등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등 보다 나은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문희아트홀은 소규모 공연 등을 유치해 시민들의 문화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지난해 민간 영화관이 생기기 전까지 영화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를 해소해 준 곳도 문화예술회관이었다.
문경=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사진=문경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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