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했다 하면 1·2위…상주는‘농업수도’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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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9 07:33  |  수정 2016-04-29 08:42  |  발행일 2016-04-29 제10면
울릉 특산작물 명이·눈개승마…재배 성공 인기리에 전량 판매
동해안보다 공해없고 교통편리…황태덕장 명소로도 주목 받아
20160429
권용환 문장대친환경산채작목반장이 상주농협하나로마트에서 소비자를 상대로 눈개승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상주가 대한민국 농업을 선도하고 있다. 한우, 양봉, 육계, 오이, 포도 등이 이미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타 지역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작물도 잇따라 재배에 성공하고 있다. 또 일단 생산했다 하면 전국 1~2위를 다툴 정도다. 이 같은 결실 뒤에는 상주 농업인들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릉도 명이’ 재배에 성공

박석호씨 등 상주시 은척면의 농업인 6명은 최근 햇빛촌산채작목반을 구성했다.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를 재배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8년째 명이를 생산하고 있다. 명이는 재배면적당 소득이 매우 높은 작목이다. 재배기술이 수준에 오르면 3.3㎡에 조소득 2만2천원을 올릴 수 있다. 벼(3.3㎡에 3천원)의 7배에 달한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 데다, 고산지대 식물인 만큼 수준 높은 기술을 요하고 있어 일반농가는 재배를 꺼린다.

“씨를 심으면 5년 정도 지나야 제대로 된 상품을 낼 수 있습니다. 기술상 문제로 처음 재배할 때는 종근을 구입해서 심습니다. 그러나 종근 한 뿌리에 650원은 줘야 합니다. 3.3㎡에 심는 데 2만5천원 정도 듭니다.”

웬만한 나무 묘목 값이다. 박씨는 처음 시작할 때 1뿌리에 1천원씩 주고 샀다. 기술이 쌓이면 씨를 심어 종근을 자체 생산해 재배 면적을 늘릴 수 있다. 명이는 여러해살이풀이기 때문에 해가 거듭될수록 포기가 늘고 수확량이 늘어난다.

낙동면 조용권씨는 상주시농업기술센터와 울릉도에서 명이를 재배하는 친구의 도움으로 2010년부터 명이를 재배했다. 150㎡ 시험재배를 통해 해마다 면적을 늘려 현재 3천여㎡까지 재배지를 확대했다. 수확량은 2014년 100㎏에서 올해 240㎏으로 늘어났다.

“채취해서 생채로 팔면 1㎏에 2만5천원, 염장을 하면 6만원 정도 됩니다. 가공을 하면 부가가치가 두 배 이상 뛰지요. 그렇지만 수확해 놓으면 하루만에 다 나가기 때문에 염장을 하지 못합니다. 사려는 사람이 오는데 가공해야 된다며 안 팔 수는 없지요.”

식당업주는 물론 개인 소비자도 명이를 사기 위해 찾아온다. 친환경 먹거리 공급 단체인 낙동면 승곡꾸러미사업단도 비중있는 소비자다. 시중에 염장된 것은 많지만 생채 상태의 명이를 구하기 쉽지 않아 조씨가 명이 채취하는 날을 기다렸다가 찾아오는 것이다. 햇빛촌산채나물작목반원들도 며칠전 조씨 농장을 방문했다. 이들은 기술교류와 판매정보 공유 등을 약속했다.

◆눈개승마·황태도 생산한다

명이와 함께 울릉도 특산품인 눈개승마 역시 다년생풀로 한 번 심어 놓으면 매년 수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같은 면적에서 매년 수확량이 늘고 1년에 3회 수확할 수 있다. 올해 처음 눈개승마를 재배한 문장대 친환경산채 작목반(작목반장 권용환)은 지난 15~16일 이틀간 상주농협하나로마트에서 눈개승마 판매 행사를 가졌다. 홍보를 목적으로 한 행사였으나 작목반원들이 생산해낸 눈개승마 전량이 다 팔렸다.

봄에 채취한 눈개승마는 데쳐서 나물로 먹는다. 육질이 부드럽고 두꺼운 데다 특이한 맛이 매력이다. 생으로 먹으면 인삼 향이 느껴지고 고기를 씹는 식감이 있으며 두릅 맛이 난다하여 삼나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2·3회차 수확분은 말림나물이나 장아찌용으로 쓴다. 원래 황태덕장의 명소는 강원도 대관령과 진부령, 고성군 거진항 주변이다. 12월이면 통나무를 이어 덕장을 만들고 1월 초부터 동해에서 잡아 올린 명태를 본격적으로 말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해역에 명태가 잡히지 않는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강원도 동해안보다 공해가 없고 교통이 편리한 상주시 일대가 황태덕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속리산문장대황태농업법인(대표 권택형)은 은척면 장암리 작약산(해발 770m)에 대규모 황태덕장을 설치, 명태 20만마리를 말렸다. 2019년에는 100만마리를 생산해 연 100억원의 조소득을 올릴 계획이다.

◆농민들의 도전정신 결실

상주지역 농민들은 새로운 작목을 재배하는 데 매우 적극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명이나 눈개승마뿐 아니다. 귀농인으로 구성된 영농조합법인 우복동(상주시 화산동)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접목선인장을 생산해 네덜란드에 수출하고 있으며, 오이와 포도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한우, 양봉, 육계 등이 전국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농업인들의 도전정신 덕이다.

새로 개척한 분야가 궤도에 오르면서 여러 농산물이 전국 1·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고소득작물로 자리를 잡고 수십년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농업인들이 친환경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이정백 상주시장은 “새로운 소득 작목을 도입하고 친환경 농법을 비롯한 새 영농기술을 받아들이는 농업인의 적극적인 자세가 상주를 농업 선도도시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글·사진=상주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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