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 살리고 직원 신바람 나고…금융권 ‘스포츠마케팅’ 바람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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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30   |  발행일 2016-04-30 제11면   |  수정 2016-04-30
20160430
지난해 열린 제8회 영남일보전국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한 DGB대구은행팀이 기념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는 8월 열리는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스포츠가 페어플레이를 생명으로 하는 만큼 금융기업도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해 각종 후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금융기업은 스포츠 대회나 팀을 후원하는 것에서부터 각종 대회에 직접 참여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힘을 이끌어내는 역할도 맡고 있다. 거기다 지점별로 떨어져 근무해야 하는 금융기업 특성상 직원간 교류가 적을 수밖에 없어, 이런 기회를 통해 직원 간 소통도 강화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 마케팅에 나서는 금융권

NH농협은 2007~2008시즌부터 2015~2016시즌까지 9시즌 연속 한국배구연맹의 V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하고 있다.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역대 최장 기록이다. 이에 따라 NH농협은 대회 공식 타이틀 명칭을 포함해 프로배구가 열리는 서울 장충체육관을 비롯한 9개 경기장의 광고권과 중계방송, 각종 인쇄물 등에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NH농협 프로배구 9시즌 연속 스폰서
신한은행 베트남 출신 K리그 선수 후원
KB금융은 봅슬레이·스켈레톤팀 지원

지역에선 DGB대구은행이 가장 활발
연고팀 삼성라이온즈·대구FC 적극응원
직접 운영하는 정구팀 전국 상위권 올라
지역의 마라톤대회도 빼놓지 않고 참여



신한은행은 이달 초 베트남 출신 K리그 진출 1호 선수인 인천 유나이티드 FC 소속 ‘르엉 쑤언 쯔엉’과 2016년 프로축구시즌 공식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 ‘베트남의 박지성’으로 불리는 그를 통해 베트남 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KB금융그룹은 김연아 선수를 지속적으로 후원해 피겨여왕의 자리에 올려놨고, 세계 19위에 머물러 있던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팀을 6년가량 지원해 올해 세계 1위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대구·경북지역 금융기업 중 가장 활발하게 스포츠 마케팅을 하는 곳은 DGB대구은행이다. 대구가 연고지인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와 프로축구 대구FC에 대한 지원이 대표적이다.

대구은행은 새롭게 문을 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외야 좌측 펜스 7m 가량의 구간을 ‘DGB사랑의 홈런존’으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정규시즌 기간 삼성 선수들이 이곳으로 홈런을 치면 200만원의 기금을 출연해 선수격려금과 이웃사랑성금으로 적립한다. 지난해까지 홈런당 100만원이던 기금을 올해 야구장 개장에 맞춰 2배로 늘렸다. 여기에 사용되는 후원기금은 DGB금융그룹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급여 1% 나눔 모금’으로 조성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8년부터 삼성 야구단 우승을 기원하는 ‘삼성 라이온즈 우승 예·적금’도 판매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한 2014년에는 기본금리 2.52%에 우승 우대금리 0.1%포인트가 추가돼 총 2.62%의 금리를 확정지었다.

올해에도 ‘최강 삼성 V9 예적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시즌 우승, 한국 시리즈 우승 시 우대 금리를 지급하는 것으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VIP 지정석인 ‘DGB 스위트박스’ 입장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새 아구장에는 독립된 방 형태로 돼 있어 주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일행끼리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스위트박스 총 30개가 마련돼 있다. 스위트 박스에는 냉·난방 시스템, TV, 소파, 테이블, 냉장고가 마련돼 있고, 박스 앞 유리문을 열고 나가면 별도 야외석에서 경기를 볼 수 있다. DGB 스위트박스는 가장 큰 규모인 30명이 이용할 수 있다. 프로축구 대구FC팀도 대구은행이 후원하고 있다. DGB대구은행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를 격려해 정규리그 승격을 응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민의 연고팀 응원과 지역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지역민 초청 프로야구 초청의 날, 프로축구 초청의 날도 진행하고 있다.

◆ 비인기 종목 지원

DGB대구은행은 지역 연고팀 후원뿐 아니라 직접 스포츠팀을 운영했다. 은행의 육상팀은 88 서울올림픽에 직접 참가했고, 사격팀과 마라톤팀도 운영했다. 현재는 프로 정구팀을 운영 중이다. 1980년 창단된 정구팀은 최근까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2년에는 한국실업정구 연맹전에서 단체전 1위를 차지했고, 2014년 50회 국무총리기 전국 정구대회 단체전 2위, 2015년 53회 대통령기 전국정구대회 개인복식 3위(남혜연, 홍경화)의 성적을 거뒀다.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에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대구은행 홍보와 함께 대회 성공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달 초 열린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는 박인규 대구은행장과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지난 9일 경주 벚꽃마라톤에 이어 17일 안동 낙동강변마라톤, 24일 포항 해변 마라톤과 성주 참외마라톤 등 각 지역의 특색을 살려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마라톤 행사에서도 대구은행의 깃발을 볼 수 있었다.

대구은행은 마라톤 클럽과 함께 각 개최지의 지점을 주축으로 참가자를 모집하고, 은행의 마스코트가 된 ‘DGB마라톤 슈퍼맨’이 앞장서는 등 즐겁게 지역 마라톤 행사에 참여한다. 지역에 조밀한 점포망을 가지고 단단한 지역 밀착 경영을 하고 있는 대구은행의 지역적 강세가 두드러지는 점이다.

또 다음 달 8일 열리는 영남일보하프마라톤 대회도 대구은행 직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대회 중 하나다. 대회 장소가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높은 대구스타디움 주변이어서 가족 단위 참가자가 많고, 호응도 좋은 편이라고 대구은행는 전했다. 두 달가량 이어진 마라톤 행사의 마무리인 제9회 영남하프마라톤대회에는 신입행원 70여명이 참여해 활력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특히 올해 대회에는 참가자가 너무 많이 몰려 초반에 참가자 모집을 마감했다.

◆ 글로벌 스포츠 축제 지원

대구은행은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대회도 적극 활용했다. 2003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공식후원 은행으로 참여해 ‘대구은행 유니버시아드 대회 지원단’을 구성해 적극 후원했다.

또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통장’을 시판해 예금액에서 발생하는 세후 이자액 2%를 은행 후원금으로 조성, 유니버시아드대회 조직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기탁해 유니버시아드의 성공 개최에 힘을 보탰다. 대회 당시 대구 팔공산 대구은행 연수원에 북한 응원단이 묵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입장권 판매 대행 등에도 힘을 보태 2004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유공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육상 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던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도 힘을 보탰다. 대회 개최 전 달구벌대로 주요 거점에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임직원 600여명이 참여하는 거리 캠페인을 실시했고, 2억4천여만원 규모의 입장권 구매약정도 체결했다. 2009년에는 금융권 최초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케팅 상품인 ‘뛰어라 세계로’ 정기예금도 내놨다. 또 2015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성금을 내놓는 등 지역에서 열리는 거의 모든 스포츠 축제와 함께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글로벌한 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출시하는 상품은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있고, 은행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수익금의 일부를 대회에 환원하는 ‘다다익선’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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