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통일 대업 문무왕 “죽어서 용이 되어 나라 지킬 터…초상은 검소하게”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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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3   |  발행일 2016-05-03 제6면   |  수정 2016-05-03

신라 제30대 임금 문무왕(재위 661∼681)의 본명은 김법민(金法敏)이다. 그는 아버지(태종무열왕)의 백제 정벌(660년)에 이어 고구려 정벌(668년)에 나서서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당나라 군사를 몰아내는 나당전쟁까지 치르고 삼국을 하나로 통일하는 대업을 이뤘다.

678년 독자적인 수군 통솔기구인 선부(船府)를 설치해 해양력을 정비하고 해상활동을 강화했다. 효율적인 지방통치를 위해 5소경 제도와 9서당(九誓幢) 10정(十停)의 군사제도를 시행하고 통일시대에 부합한 국가 운영체제의 기틀을 완성했다. 문무왕은 무엇보다도 ‘유언’으로 유명하다.

“이때까지 우리 강토는 삼국으로 나뉘어 싸움이 그칠 날이 없었다. 이제 삼국이 하나로 통합돼 한 나라가 되었으니 민생은 안정되고 백성은 평화롭게 살게 되었다. 그러나 동해로 침입하여 재물을 노략질하는 왜구가 걱정이다. 내가 죽은 뒤에 용이 되어 불법(佛法)을 받들고 나라의 평화를 지킬 터이니 나의 유해를 동해에 장사 지내라. 화려한 능묘는 공연한 재물의 낭비이며 인력을 수고롭게 할 뿐 죽은 혼은 구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숨을 거둔 열흘 뒤에는 불로 태워 장사할 것이요. 초상 치르는 절차는 힘써 검소와 절약을 좇아라.”

오늘날 경주시와 감포읍 일대에는 죽어서도 호국룡(護國龍)이 되기를 소원했던 문무왕에 관한 설화와 유적이 많이 남아있다. 해군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구축함 ‘문무대왕함(DDH-976)’을 바다에 띄워 죽어서도 용이 되어 바다를 지키겠다는 그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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