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논란, 너무 엄하게 해도 역차별”

  • 최수경,이효설,박관영
  • |
  • 입력 2016-05-04 07:05  |  수정 2016-05-04 07:05  |  발행일 2016-05-04 제2면
박한철 헌재소장 대구서 간담회
“제도 안착 위해 의식 따라줘야”
성적공개 관련 “치열하게 고민”
“로스쿨 논란, 너무 엄하게 해도 역차별”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일 오후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신관 105호에서 열린 ‘제1회 KNU 명사초청 아카데미’에서 ‘미래를 드래그하라-행복과 헌법재판’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일 최근 핫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로스쿨 문제와 관련해 “어떤 제도든지 제대로 뿌리를 내리려면 20~30년은 걸린다. 완벽하게 안착하려면 제도뿐 아니라 의식도 함께 뒤따라야줘야 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대구지역 상담실 개소 1주년을 맞아 대구를 찾은 박 소장은 이날 호텔인터불고에서 지역 교육·여성·청소년·법조 등 관련 단체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소장은 참석자들이 “로스쿨 면접이 중요한데, 자기소개서에 성장배경을 쓰다보면 부모 직업이 밝혀질 개연성이 있다. 실제(합격에) 영향이 있다고 보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그냥 의심을 가질 수는 있겠지요”라고 웃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너무 엄하게 하면 역차별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검사 출신으로 대구지검장,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을 역임한 그는 로스쿨과 직접적 이해관계는 없지만 법조인으로서 최근 화두인 로스쿨 문제에 대해 짧게 언급한 것이다.

자신이 한때 몸담았던 범어동 법원·검찰청사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의사를 피력했다. 박 소장은 “지역민이 원하고, 대구발전에 바람직한 방향이라면 출퇴근 불편 등 지엽적인 사유로 후보지 선정이 지연돼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는 대구시가 두류정수장 부지를 신청사 이전 후보지로 법조계에 추천했지만 1~2년 안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검찰의 경우, 동대구역에서 가까운 수성구를 벗어나려 하지 않아 이전작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답한 것이다. 박 소장은 “법원, 검찰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어려운 일로 오는 이들이 많다. 이들이 기분 좋게 청사를 찾을 수 있도록 대구시가 많이 도와줬으면 한다”고 했다.

간담회에선 대학교 1학년생의 60~70%가 선거권이 없어 참정권이 제한되고 있다는 문제가 새삼 논의됐다. 투표를 할 수 있는 연령대를 현행 만 19세에서 18세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박 소장은 “개인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어느 정도 정치적 판단은 할 수 있다고 본다. 선진국도 투표가능 연령이 만 18세로 알고 있다. 과거에 한번 이 문제를 다뤘지만 공론화돼 헌재에서 다시 다뤄지게 되면 전향적으로 검토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시청 1층 민원실에 마련된 헌재 대구지역 상담실과 관련해선 “대구에서 지난 1년간 총 245건의 상담이 있었고, 이 중 56건은 헌재로 직접 접수가 됐다”면서 “헌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후 경북대 로스쿨에서 ‘미래를 드래그하라-행복과 헌법재판’을 주제로 특강한 그는 “현재의 법조인 양성제도는 짧은 시간 안에 법조인을 배출하려다보니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입학 비리 관련) 성적공개는 대학별로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이런 식으로 가면 더 왜곡될 수 있다. 치열하게 고민해서 보다 나은 방향으로 결론을 내려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최수경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이효설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박관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