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간의 정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봉화 재산면의 ‘행복목욕탕’. |
봉화 산골의 ‘작은목욕탕’이 인기를 끌면서 주민 간의 정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까지 하고 있다. 봉화군은 국비와 도비를 지원 받아 재산면에다 부지 241㎡, 건축면적 142.29㎡ 규모의 ‘행복목욕탕’을 준공하고 지난 1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경북도 1호 작은목욕탕인 행복목욕탕은 공휴일을 제외한 주 5일,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된다. 작은목욕탕의 특성상 월·수·금은 여성이, 화·목은 남성이 이용한다. 요금은 2천원. 개장 후 지금까지 4개월 동안 총 3천824명이 이용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 51명, 하루 최대 103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보다도 목욕탕이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이웃을 만나 안부를 묻고 일상 얘기를 하며 웃음꽃을 피울 수 있다는 점이다. 시설 역시 일반 대중탕과 비교해 손색없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냉·온탕을 비롯해 샤워시설, 사우나실, 탈의실 등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어르신에게 무료로 세신해주는 것도 한몫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이용한다는 신한기씨(58)는 “여기 목욕탕이 생기기 전까지는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영주와 안동을 가야 했는데 마을에 이렇게 목욕탕이 생겨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며 “싼 가격에 좋은 물로 목욕을 즐길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했다.
재산면 부녀회, 적십자회, 생활개선회, 새마을회 등 봉사단체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목욕탕 사용 안내와 등을 밀어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 달에 한두 번 목욕탕에 나와 봉사활동을 한다는 이영숙씨(여·58)는 “목욕탕을 찾는 동네 어르신들이 좋아하니 저도 좋고 보람도 느낀다”며 “어르신과 함께 목욕도 하고, 담소도 나누다보니 목욕탕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시원 봉화군 주민복지실장은 “재산면과 인근 주민의 숙원사업이던 작은목욕탕이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의 다양한 복지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봉화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황준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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