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國의 젊은 세 여성작가 “예술이여 세상을 치유하라”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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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5   |  발행일 2016-05-05 제19면   |  수정 2016-05-05
베아 카마초·오유경·게이 다케무라
우손갤러리 내달4일까지 힐 더 월드 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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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아 카마초 작 ‘Efface, video still’
3國의 젊은 세 여성작가 “예술이여 세상을 치유하라”
오유경 작 ‘Dream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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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다케무라 작 ‘Thousands Flowers 1’

우손갤러리(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 내)가 젊은 작가 3인을 초대해 기획전 ‘힐 더 월드(Heal the World)’를 열고 있다.

1970년대와 80년대생인 이들 작가는 예술개념에 잠재된 치유와 회복의 가능성을 각자의 환경과 시대에 맞는 언어로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참여작가는 필리핀 태생의 베아 카마초, 부산이 고향인 오유경, 일본 출생의 게이 다케무라다. 이들은 모두 여성이며 아시아라는 자신들의 지리적 고향을 떠나 각각 독일과 프랑스, 미국 등지에 체류하며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일에 적극적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우손갤러리 이은미 큐레이터는 “이들 작가는 각기 다른 경험으로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이 자신들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환경에 관계없이 변화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를 상대화시킴으로써 한 사회 속에서의 인간 존재의 취약성 또는 궁극적인 인간 존재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인식하려는 예술적 접근방법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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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경 작 ‘Dreamlike’

베아 카마초 작가는 11시간 동안 쉬지 않고 실시간으로 퍼포먼스를 하는 영상을 보여준다. 영상 속의 작가는 마치 누에가 고치를 짓듯이 쉬지 않고 뜨개질을 해서 뜨개질이 자신의 몸을 점점 감싸고 완전히 모습을 숨겼을 때 마침내 편안하게 몸을 바닥에 눕힌다. 털실 몇 타래와 뜨개질바늘 하나로 자신만의 안식처를 만드는 작가의 퍼포먼스는 외부와의 단절을 통한 고립이 아닌 외부와의 단절을 통한 자기방어임을 암시한다. 이는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작가가 지켜내려는 자신의 정체성일 수도 있다.

베아 카마초는 하버드대학 재학시절부터 그 재능을 인정받아 많은 상을 받았으며 현재는 뉴욕과 상하이, 마닐라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오유경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부재한다고 생각되는 것, 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실재의 중요함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각적인 요소를 활용하는데, 이는 대부분 수명이 다해 버려진 물건이나 본래의 기능을 잃은 물품 등이다. 이런 물건들을 작가의 예술적 관여를 통해 본래의 기능과는 전혀 다른 대상물로 인식하게 만든다.

오 작가는 파리 에콜 드 보자르에서 공부했으며 파리와 서울을 주된 활동처로 삼아 작업하고 있다.

게이 다케무라 작가는 지리적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자주 경험해야 했던 지진, 태풍 등의 자연재해 또는 예상치 못한 사고나 실수에 의해 파괴된 객체, 공간 등의 조각난 이미지를 큰 종이나 천에 인쇄한 뒤 트레이싱 페이퍼와 반투명의 실크천 등의 레이어 위에 자신의 기억을 근거로 파괴되고 상처가 나기 전의 상황이나 공간을 드로잉과 바느질로 복원하는 작업을 한다.

바느질은 예로부터 천을 기우거나 의학에서 상처를 꿰매는 등의 치유와 회복을 의미하지만 이미 깨진 도자기는 작가가 아무리 바느질을 해도 이전의 제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작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물체나 장소에 기억의 수를 놓는 행위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임시로나마 자신의 기억 속에 복원하기 위한 것이다.

게이 다케무라는 도쿄국립예술대학과 베를린예술대학에서 공부한 뒤 현재 도쿄를 거점으로 국제적인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6월4일까지. (053)427-7736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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