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여객선 신규공모 신중 선정을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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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5   |  발행일 2016-05-05 제30면   |  수정 2016-05-05
[취재수첩] 여객선 신규공모 신중 선정을

포항~울릉을 운항하던 <주>태성해운의 여객선 우리누리1호가 지난달 14일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해상여객운송면허가 취소됐다.

2014년 10월 우리누리1호의 포항~울릉(저동항) 신규 취항에는 울릉 군민의 노력이 한몫했다. 유일한 교통수단이자 지역경제와 직결된 탓에 여객선의 복수노선에 대한 당시 울릉주민의 열망은 컸다. 복수노선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에 울릉주민 3천여명이 동참했고, 결국 우리누리1호의 취항이라는 결실을 거뒀던 것이다. 그러나 2년 가까이 운항해 온 우리누리1호의 갑작스러운 면허취소로 포항~울릉 항로는 다시 과거의 독점운항 시대로 되돌아가게 됐다.

울릉도에 있어 포항~울릉 항로는 주민 생활의 목줄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포항은 울릉주민의 생활권과 인접한 가장 가까운 육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항으로 가는 뱃길이 다시 특정 선사에 의해 독점운영된다면 주민 피해는 불가피하다. 비싼 화물요금과 잦은 결항 등 부실한 서비스가 예상된다.

우리누리1호의 운항이 중단됨으로써 현재 포항~울릉 노선을 운항하는 정기여객선은 대저해운의 썬플라워호가 유일하다. 울릉주민들은 하루빨리 신규 여객선이 취항해 복수 노선시대가 재개되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신규 여객선의 진입 문턱은 예전보다 훨씬 낮아졌다. 주민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월호사고 이후 해양수산부가 관련법을 개정해 공모를 통한 자유경쟁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이르면 상반기 중 전국 공모를 통해 새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 노선은 울릉 주민의 가장 큰 숙원이다. 울릉주민은 신규 여객선의 진입장벽이 수월해진 만큼 행정기관들이 책임지는 자세를 갖고 ‘복수노선’ 도입을 신속히 처리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울릉군여객선대책추진위원회(이하 여추위)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앞으로 주민의 일일생활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신규 여객선 도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여추위는 공문을 통해 주민의 이동권 보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간대에 신규 여객선을 취항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울릉도에서 오전에 출발하고, 포항에서 오후에 다시 울릉도로 돌아오는 배편을 선정기준에 포함시켜 공모해 줄 것을 제시한 것이다.

여추위 관계자는 “포항~울릉 항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현재 울릉도에 취항하고 있는 기존 여객선사들은 배제하고 새로운 제3의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릉주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경쟁체제 복수노선’의 도입이다. 기존 울릉도에 취항한 여객선사들의 자회사로 위장막을 쓴 사업자가 아닌 순수한 제3의 사업자가 취항해야만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제대로 된 복수노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포항~울릉 여객선은 단순한 관광 인프라가 아니다. 울릉주민의 유일한 발이 되는 공공재이다.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울릉주민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선택을 피하고, 좀 더 신중한 자세로 신규 여객선 취항 선정 문제를 다뤄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울릉군 역시 복수노선 재개에 온 행정력을 다하길 바란다. 정용태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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