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엔 친환경 방식으로만 에너지생산…세계 최대‘탄소제로 섬’ 만든다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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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7   |  발행일 2016-05-07 제11면   |  수정 2016-05-07
울릉도 ‘에너지 자립島’ 구축 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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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와 울릉군 관계자들이 2014년 10월7일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을 위한 참여기관 간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릉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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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와 울릉군은 지난해 10월22일 울릉군 공설운동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 협력업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조성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울릉군 제공>

독도를 품은 울릉도가 국내 최초의 에너지 자립섬 구축과 함께 세계적 친환경 녹색관광섬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2011년부터 울릉도를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드는 계획에 돌입했다. 현재 울릉도의 전력 생산발전설비는 총용량이 19.2㎿로, 디젤 발전설비 용량이 전체의 약 96%인 18.5㎿이고 수력을 통한 발전설비 용량은 700㎾로 약 4%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0년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모든 에너지는 태양광·풍력·지열·연료전지 등 친환경에너지로 바뀌게 되며, 세계 최대규모의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으로 발돋움한다.

총 사업비 3천439억원 투입
태양광·풍력·연료전지 등 개발
디젤 퇴출…전기어선·車 보급

건물 등 인프라 국토부와 연계
제로에너지하우스도 구축 계획

공사완료땐 섬전체가 관광자원
연간 관광객 100만명 유치 기대

◆국제녹색섬연합회에 가입하다

울릉도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사업의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22일 울릉군은 아시아 최초로 국제녹색섬연합회(ISLENET·이하 녹색섬연합회)에 가입했다. 녹색섬연합회는 13개국 52개 섬이 참여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보급 및 환경관리를 위한 유럽 도서 지자체 네트워크(ISLENET: European Island Network on Energy & Environment)다. 녹색섬연합회 가입으로 울릉도는 에너지절감 전략과 친환경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역별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체계적 지원을 약속받게 된다. 그 첫걸음으로 2014년 10월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경북도, 울릉군, 한국전력공사, LGCNS 및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울릉도 친환경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경북도와 울릉군은 지난해 9월11일 특수목적법인 ‘울릉에너피아’를 설립했다. 법인설립 자본금 990억원은 경북도·울릉군 등 공공분야가 약 40%를, LGCNS·도화엔지니어링·민간투자자 등이 나머지 약 60%를 공동으로 부담한다. 울릉에너피아는 2020년까지 태양광·풍력·소수력·지열·연료전지 등을 활용해 울릉도를 세계 최대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체적 사업계획을 공개하고, 지난해 10월22일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착공식과 함께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2020년까지 1·2단계로 나눠 개발

‘울릉도 에너지자립섬 조성사업’은 기존 고비용 디젤 발전기 설비 대신 태양광·풍력·지열·연료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고, 전기를 대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연계한 융복합 독립형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을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총 사업비 3천439억원이 투입된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총 2단계로 나누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설비 비중은 경제성·현실성을 고려해 단계별로 확대될 예정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되는 1단계 사업에는 1천96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전체 설비의 30%까지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한다. 기존에 설치된 디젤발전기와 새로 설치된 풍력,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공존하는 단계다. 하지만 2018∼2020년 2단계 사업이 진행되면 신재생에너지는 100% 적용되고 디젤발전에 대한 의존도는 0%가 된다. 사업비 1천477억원이 투입되는 2단계 사업은 울릉도의 우수한 지열자원과 연료전지, ESS 설비 확대 등을 그 내용으로 한다. 또 이 시기 전기차와 전기어선도 보급될 계획이다. 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경제성과 현실성, 주민 수용성을 고려한 100% 탄소 제로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이 구축될 전망이다. 건물 등 관련 인프라를 국토부와 연계해 제로에너지하우스로 갖출 계획도 함께 구상하고 있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친환경 에너지자립섬 조성을 통해 1조7천억원의 운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가적 차원에서 에너지 소비 절감, 생산유발, 고용창출, 이산화탄소 절감을 통해 1조4천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유발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울러 동남아, 중남미 등 해외 도서지역에 수출도 가능하다고 경북도 관계자는 보고 있다. 예상 시장규모를 약 16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도서지역으로의 확산효과는 5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생대 지층으로 심부지열 가능

한반도 대부분은 고생대 지층 위에 있다. 뜨거운 용암이나 화산, 지진이 없는 이유다. 그러나 포항·울릉도·백두산 등 동편은 지각이 활발히 활동을 벌이는 신생대 지층 위에 있다. 1∼2㎞만 파고들어가면 뜨거운 온천수 등을 얻을 수 있다. 이른바 ‘심부지열’이 가능하다. 울릉도 에너지 자립섬은 울릉도가 신생대 지층 위에 있어 땅 깊은 곳에서 열원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진행 중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릉도는 지역특성상 풍력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태양광은 조도가 일정하지 않아 투자수익률(ROI)이 나오지 않는다”며 “기존에 설치된 풍력 8㎿, 태양광 1㎿, 수력 0.7㎿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연료전지도 울릉도에 20㎿규모로 설치되지만 실증시험용 의미가 강하다. LG퓨얼셀코리아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를 울릉도에 설치할 예정이다. 연료전지가 작동되려면 수소가 필요한데 울릉도에서 수소를 자체 생산하지 않는 이상 육지에서 가져다 써야 한다. 실제로 가스공사 관계자는 “수소탱크를 울릉도에 설치해 정기적으로 주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판 ‘삼소섬’을 꿈꾸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울릉도를 ‘한국의 삼소섬(Samso Island)’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소섬은 덴마크에 있는 면적 114㎢의 작은 섬이다. 1997년 당시 삼소섬은 66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를 차지하고 평균소득이 덴마크 전체평균보다 20%나 낮은 낙후지역이었다. 삼소섬이 변모하기 시작한 것은 덴마크 에너지환경부에서 재생에너지 섬으로 삼소섬을 지정하면서부터다. 덴마크는 1997년 삼소섬을 재생에너지 섬으로 지정해 풍력·바이오매스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섬 전체 전력수요의 100%를, 열수요의 7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다. ‘10년 내 100% 재생에너지 자립의 섬, 100% 탄소 중립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삼소섬은 사업 시작 6년 만에 풍력·태양열·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로 섬에너지 수요를 모두 충당할 수 있게 됐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울릉도를 삼소섬을 뛰어넘는 국제적인 탄소제로 시범섬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6년 뒤 에너지 자립섬 조성공사가 마무리되면 울릉도는 섬 자체가 관광자원으로 국내외에서 상당한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해 연간 관광객 100만명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고 기대했다.

울릉=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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