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의 정신세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6-05-10 07:53  |  수정 2016-05-10 07:53  |  발행일 2016-05-10 제20면
[곽호순의 정신세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초등학교 4학년인 우리 아이가 활동적인 성격이 지나쳐 충동적이고 산만함이 너무 심해요. 수업시간에 제자리에 앉아있지 못해 자주 지적을 받기도 합니다. 조용해야 할 곳에서 혼자 돌아다니기도 하고 주변 아이들에게 장난을 자주 걸기도 합니다(과잉행동). 게다가 준비물은 빠트리기 일쑤고 필통 안에 연필 한 자루 남아 있는 것이 없어요. 말이 많을 때도 있고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도 힘들고 자주 따돌림을 받아요.”

실수를 자주 하고 남의 얘기를 듣지 않고 약속 따위는 쉽게 잊어버립니다. 공부할 때도 진득하게 앉아있지 못하고 5~10분이 지나면 딴짓을 하고 안절부절못하며 때로는 멍한 모습을 보여 마치 꿈꾸는 아이 같아요(주의력 결핍).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고 어떤 일에는 무턱대고 끼어들며, 아이들이 건드리면 금방 화를 내거나 다투는 일도 많고요. 요구하는 것을 금방 안 들어 주면 막무가내로 떼를 씁니다(충동성).”

유치원 혹은 초등학교 저학년 남자아이들에게 많이 볼 수 있는 소아정신행동장애의 중요한 진단 중 하나가 바로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DHD)이고 위의 예는 부모들이 많이 호소하는 이 병의 증상이다.

학령기 아동의 5% 정도가 이 병에 해당된다고 하며 남자 아이들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남자아이’는 ‘장군’이어야 하며 활동이 과잉하고 주의력이 산만해도 남자아이는 그래야 한다는 관념 때문에 이 병의 초기 증상을 웬만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병은 주의집중력 저하로 인해 2차적 학습장애가 나타날 수 있고, 남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학교 규칙을 어겨 교사와 마찰이 생기거나 문제아로 낙인 찍힐 수도 있으므로 걱정스럽다. 또한 정서적 문제로 우울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매사에 자신감이 결여되고 초조와 불안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또래 관계에 적응하지 못하여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의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병이다.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의 원인은 한 가지로 설명할 수 없다. 우선 뇌신경화학적 요인 중 주의력을 관장하는 신경전달 물질(도파민 및 노르에피네프린)의 이상이 있을 경우 혹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및 기타(비정상적 태아 발달, 뇌손상, 독성물질 노출 등) 여러 가지 원인을 생각해 봐야 한다. 단지 양육의 잘못만은 아니므로 부모들의 지나친 죄책감은 오히려 이 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병을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성장하여 성인이 된 사람에게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또한 사회적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소아청소년기에 이 병을 잘 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교적 성인ADHD는 다른 소아정서 행동장애보다 치료가 잘 된다는 것은 다행스럽다. <곽호순병원 원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