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환의 茶茶益善] 수금귀와 홍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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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3   |  발행일 2016-05-13 제42면   |  수정 2016-06-17
홍설 2g에 수금귀 2g 넣어 우리면 부드럽고 깊은 맛·향 ‘입안 꽉 찬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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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설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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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젠성 우이산 지역에서 나는 ‘수금귀(水金龜)’는 무이암차 4대 명총(대홍포·백계관·수금귀·철나한) 중 하나다. 맛이 순하고 부드러우며, 암운 화향과 맑은 과향이 깊고 그윽해서 내포성과 함께 달콤한 여운이 매력적인 차다. 수금귀는 금거북 전설과 재미있는 소유권 법정 다툼으로 유명해졌다. 산지에 따라 정암차, 반암차, 외산차, 주차로 분류하는데 정암차는 암반지역에서 자라는 가장 품질이 우수한 무이 암차다.

홍설(紅雪)은 ‘금사(金絲)차’라고도 한다. 해발 3천8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나오는 귀한 것이다. 홍설은 고사목 위에서 자라는 이끼류 식물이다. 같은 홍설이라도 어느 지역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효능의 차이가 있다. ‘본초습유’에 홍설에 함유되어 있는 효능에는 피의 순환을 좋게 하는 기능이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약용식물 연구가가 들려 준 이야기가 있다.

중국의 오지 마을을 갔을 때 그 마을에는 장수하는 노인이 유난히 많았다고 한다. 장수를 하되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는 모습에 특별한 관심이 생겨 생활방식에 대해 세심하게 질문을 했다. 평상시 자주 먹는 음식과 매일 식사하고 있는 메뉴 등을 자세히 조사하던 가운데 특이한 점을 알게 된다. 남녀노소 대다수가 늘 홍설을 차로 끓여 마시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밥 먹고 물 먹듯이 늘 마셔왔고 그래서 비만이 없었다. 잔병도 없이 80~90세가 되어도 무병장수하고 있는 그 사실을 마을 사람들은 당연시하고 있더라고 했다.

병 없이 늙기는 쉽지 않는 법. 그래서 시시콜콜한 것도 빼놓지 않고 되묻게 되었다. 귀한 이야기와 함께 홍설을 선물로 보내준 덕택에 지금까지 10년 넘게 소중한 마음으로 많은 주위 분들과 함께 잘 마셔 오고 있다. 홍설 2g을 흐르는 찬물에 깨끗이 씻은 후 유리다관에 넣고 탕수를 부어 우려서 마셔보면 비릿한 바다의 해조류 향기가 난다. 이것은 미네랄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다. 맑고 투명한 붉은 빛이 아름답고 영롱하다. 홍설만을 우려 마셔도 좋지만, 수금귀 2g을 함께 넣고 여러 번 우려 마시면 맛이나 향이 훨씬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나며 입안이 꽉 찬 느낌을 안겨준다.

홍설이나 천산설연, 홍화 등은 극열에 해당된다. 짝을 이룰 수 있는 것으로는 댓잎과 녹차도 좋다. 몸살기가 있을 때나 유난히 피로한 날에는 다다익선의 최대의 묘수를 더하는 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홍설과 홍차, 보이차, 녹차, 댓잎, 홍화, 장미, 계화, 수금귀를 1g씩 넣고 탕수로 우려 마시면 몸속 모든 핏줄이 뻥 뚫리는 느낌을 맛볼 수가 있다. 온몸에 땀을 돋게 만들어 일명 ‘사우나차’로도 불린다. 음차 건강학을 강의할 때 우리는 이차를 ‘뚜러차’라고 부르고 있다. 누구라도 이 차를 만나고 싶을 때는 ‘차를 마시다(茶)’에서 만날 수 있다.

푸른차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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