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업 소설가 6∼7명뿐…“수도권에 환경 집중 씁쓸”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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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8 07:10  |  수정 2016-05-18 07:10  |  발행일 2016-05-18 제2면

소설가 한강이 국제적인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했지만, 지역 소설가들이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씁쓸하기만 하다. 과거에 비해 낮은 문학에 대한 관심, 어려운 출판 환경으로 인해 소설가의 입지가 많이 좁아졌기 때문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대구에서 활동하는 작가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지역 문학계는 대구에서 활동 중인 소설가를 30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전업작가’라고 할 수 있는 소설가는 6~7명 정도다.

대구 출신으로 ‘마당깊은 집’을 쓴 소설가 김원일,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작가 이문열 등이 있지만, 이들은 서울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이들 외에도 대구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소설가는 서울 지역 출판사를 통해 책을 출간한다. 출판사 대부분이 서울에 있고, 문학 관련 사업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출간하더라도 지역 소설가들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 비해 이름을 알리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박희섭 대구소설가협회장은 “대부분 아는 사람을 통해 책을 내고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기 때문에 지역 작가들이 저변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작품이 번역되는 것도 특정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맨부커상 수상도 좋은 일이긴 하지만 문학의 전반적인 저변을 넓힐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 인기 있는 소수의 작가가 소설의 인기를 유지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구에서 활동 중인 엄창석 소설가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중앙 문단과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으며, 이는 창작을 억압하는 요인이기도 하다”라며 “지역 언론, 문학 관련 단체에서 지역 활동 작가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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