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눈덩이 ‘청도소싸움 딜레마’

  • 노인호,백경열,최보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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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0 07:12  |  수정 2016-05-20 08:45  |  발행일 2016-05-20 제1면
작년까지 누적 ‘156억원’ 달해…郡, 운영비 명목 매년 혈세 지원
경기장건설에 민간 돈 끌어들여…사업 접지도 못하고‘밑빠진 독’
20160520

청도의 대표 상품인 ‘청도소싸움’ 사업이 파행 운영을 거듭하고 있다. 개장 이후 지난해까지 적자를 면치 못한 데다, 청도군으로부터 막대한 재정 지원금까지 투입되고 있어 사업의 실효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남일보의 취재 결과, 청도소싸움경기장이 문을 연 2011년 9월 이후, 이 사업은 매년 수십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싸움경기를 운영해 오고 있는 ‘청도공영사업공사’를 기준으로 적자 폭은 △2011년 21억2천800만원 △2012년 23억5천만원 △2013년 34억7천600만원 △2014년 27억2천만원 △2015년 49억4천900만원 등이다. 청도공영사업공사는 청도군이 소싸움경기사업을 위해 전액 출자해 세운 지방공기업이다.

또 청도군은 개장 이후 올해까지 청도공영사업공사 측에 보조금 159억원을 지급해 왔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소싸움 경기 운영에 따른 적자분을 메우기 위해 혈세를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청도군 관계자는 “청도공영사업공사의 운영비 명목으로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도소싸움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A씨는 “청도군이 ‘소싸움’이라는 브랜드를 가져오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으로 보기에는 너무 지나치다는 시각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청도군은 이 사업을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민간 사업자가 경기장을 짓는 등 ‘사업 파트너’가 되면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안종락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 사무관은 “예산이 부족한 청도군이 소싸움경기 사업을 위해 민간을 끌어들인 것으로 안다. 민간 사업자가 경기장을 지었다는 부분과 관련해 현행법에서 이를 금지하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도군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 경기장이 지어진 상태에서 소싸움 경기를 포기하기 힘들다”라고 했다. 새로운 수익구조가 개발되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격인 청도 소싸움경기사업은 적자 행진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노인호·백경열·최보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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