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아이 하나 못 바꿀까?”

  •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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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3 08:34  |  수정 2016-05-23 16:21  |  발행일 2016-05-23 제18면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에드와르도’ ‘베티’ 이야기를 읽고
20160523
일러스트=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의견 잘 듣고 사소한 일에도 격려하니
자주 웃고 친구도 많이 사귀는 등 변화
한 사람 인생 바꿀 칭찬 아끼지 말아야


‘에드와르도’라는 이름의 평범한 남자아이가 있었어요. 그 남자아이는 때때로 물건을 발로 차기도 하고, 어린 동생들이나 동물을 골탕 먹이기도 했어요. 또 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기도 하고 씻는 걸 깜빡하기도 했고요.

어른들은 이런 에드와르도에게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라고 말하며 화를 냈답니다. 그 말을 들은 에드와르도는 점점 더 버릇없어지고 사나워지고 못돼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에드와르도가 화분을 발로 뻥 찼는데 거기서 떨어진 화분의 화초가 흙 위로 떨어졌어요. 지나가다 그 모습을 본 아저씨는 에드와르도에게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냐며 칭찬을 해주었어요. 다른 식물들도 함께 심어보라는 격려의 말도 해주었고요. 칭찬 한 마디에 에드와르도는 다른 식물들도 심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정원 전체를 가꾸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에드와르도는 못된 행동을 또 다시 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우연의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면서 에드와르도는 계속 칭찬을 받게 되었어요. 에드와르도가 어린 동생을 밀쳤는데 천장에서 전등이 떨어져 그 밑에 있던 다칠 뻔한 동생을 구하게 된다거나, 방에 있는 물건들을 창 밖으로 던졌는데 마침 그 밑에 있던 쓰레기차 위로 모두 떨어져서 방이 저절로 깨끗하게 정리가 되었지요. 그 덕분에 에드와르도는 별 노력을 하지 않고도 어른들의 칭찬을 받게 되었죠.

그랬더니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맞아요. 에드와르도는 칭찬에 힘입어 더욱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가 되었답니다.

이 이야기는 존 버닝햄이라는 작가가 쓴 그림책의 내용이에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처럼 계속된 칭찬이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로 변하게 만든 거죠.

피터 레이놀즈가 쓴 ‘점’이라는 그림책에서도 이러한 칭찬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어느 학교의 미술 시간이었어요. 정해진 시간이 끝나가지만 베티라는 아이의 도화지는 하얀색 그대로였어요.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한번 시작해 보렴.”

선생님은 화를 내지 않고 베티에게 말했어요. 베티는 연필을 잡고 도화지 위로 힘껏 내리찍었어요.

“여기요!” 베티가 무례하게 대답하며 선생님께 도화지를 내밀었어요. 도화지에는 점 하나가 덩그러니 찍혀 있었고요. 선생님은 어떤 대답을 했을까요. 다시 그림을 그리라고 했을까요. 선생님은 도화지를 베티에게 내밀며 “자, 이제 네 이름을 쓰렴”이라고 말했답니다.

일주일 뒤 베티는 선생님 책상 위에 걸린 액자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베티가 찍었던 점 그림이 붙어 있었던 거예요.

“흥! 저것보다 훨씬 멋진 점을 그릴 수 있어!”

베티는 그때부터 온갖 점들을 그리기 시작한답니다. 색깔도 크기도 제각각인 다양한 모양의 점들을 그렸어요.

얼마 후 학교에서 미술 전시회가 열렸어요. 누구의 전시회였을까요. 맞아요. 베티의 작품 전시회였답니다. 베티가 그린 점들은 대단한 인기를 얻었어요.

“나도 누나처럼 그림을 잘 그렸으면 좋겠어.” 전시회에 온 한 아이가 베티에게 말했어요.

“너도 할 수 있어. 한번 그려 봐.”

베티가 빙그레 웃으며 아이에게 도화지를 건넸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연필을 건네면서 이름을 쓰라고 말했어요. 베티의 선생님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여러분도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있나요? 누군가를 칭찬해본 기억은 있나요? 저는 아이들의 이러한 변화를 종종 경험하곤 한답니다. 예전 담임선생님에게 문제가 많다고 전해 들었던 아이가 있었어요. 저는 그 아이의 말을 최대한 귀담아들어주고 사소한 일에도 칭찬해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한 노력들이 지속되자 아이는 어느 순간 달라지기 시작했답니다. 활짝 웃는 모습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게 되었어요. 또 선생님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아이가 자신의 SNS 배경 사진을 저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바꾸어 놓기도 했고요.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칭찬 한 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멋지게 바꾸기도 해요. 오늘부터라도 돈 한 푼 들지 않고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칭찬 한 마디를 누군가에게 건네 보는 건 어떨까요?  이수진<대구 시지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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