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못미치는 구미 외국인투자기업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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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6 07:55  |  수정 2016-05-26 07:55  |  발행일 2016-05-26 제12면
외국인투자지역 22개社 입주…용지 임대료 50년감면 등 혜택
도레이첨단소재 외 中企 편중…고용창출·매출 등 기대 못미쳐
기대에 못미치는 구미 외국인투자기업


외국인 투자 유치에 올인하고 있는 구미시가 외국인투자지역 조성을 시작한 2002년부터 13년간 적잖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은 해외 자본의 유입은 물론 고용창출, 수입대체 효과, 국내 기업과의 동반성장 등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저조한 고용·생산·수출 실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출액은 15억달러에도 못미치면서 2012년(35억 달러)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구미산단 외투지역

현재 구미 전역에 들어선 외국인투자기업은 모두 8개국 46개사에 이른다. 이 중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22개사가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에 조성된 외국인투자지역(이하 외투지역)에 몰려 있다.

구미산단 외투지역은 산업통상자원부, 경북도, 구미시가 국가경제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2002년부터 조성했다. 현재 한창 조성 중인 5단지 외투지역과 합치면 구미산단 내 전체 외투지역 규모는 총 174만8천㎡에 이르게 된다.

지난 20일 리튬이온배터리 캔 전문기업인 일본의 이시자키코리아<주>가 4단지에서 준공식을 가졌으며, 도레이첨단소재<주>는 5단지 외투지역에 5천억원을 투자해 66만㎡ 규모의 구미4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의 구미4공장 입주 시기에 맞춰 국내외 많은 기업체와 협력업체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구미산단 외투지역 기업(22개사)이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 수는 3천728명이며, 2조원 이상의 생산 실적과 14억8천만달러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선진기술 도입, 무역수지적자 해소, 산업구조 선진화 등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차 기업이 강세

현재 구미산단 외투지역 입주기업의 주요 생산품은 도레이첨단소재의 자동차용 탄소섬유, 신화정밀<주>의 자동차압연 부품, 제트에프렘퍼더샤시<주>의 알루미늄 컨트롤암, 엘링크링거코리아<주>의 엔진용 개스킷 등 자동차 부품이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4단지에 500만달러를 투자한 루미너스코리아<주>는 100여명의 근로자들을 고용, 자동차 헤드라이트 부품을 생산해 국내 자동차 3사에 납품하고 있다. 같은해 10월 800만달러를 들여 자동차용 플라스틱 컴파운드 생산공장을 준공한 <주>엔피케이는 니혼피크멘트사의 선진기술로 생산한 제품 전량을 LG화학에 납품하고 있다. 이 밖에 파워카본테크놀리지<주>는 음극제, 포스코EMS는 양극제, 도레이BSF한국은 분리막 등 자동차 부품을 양산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상용화 정책에 따라 이들 기업의 생산량은 앞으로 대폭 늘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산업과의 시너지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중소기업 편중 심해

구미산단 외투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소기업 편중 현상이다. 도레이첨단소재를 제외하면 고만고만한 규모의 기업이 대부분이다.

구미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외투지역 입주기업은 △산업용지 임대료 50년간 100% 감면 △국세(법인·소득세) 5년간 100% 감면, 이후 2년간 50% 감면, 지방세(취득·등록·재산세) 15년간 100% 감면 △고용·교육훈련 보조금 지원 등 국내 기업과는 비교가 안 되는 파격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 외투기업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미한 고용창출 효과, 저조한 매출실적 등으로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구미산단 외투지역에는 개별형 6개사, 단지형 10개사, 소재부품형 6개사 등 22개사가 입주해 있으나 고용된 인력은 3천728명으로 기업당 평균 170명에 그치고 있다. 이 중 A업체의 경우 수만㎡ 면적의 공장부지를 임대하고 있지만 고용인력은 100명 미만이고 매출실적도 지난해 2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홍태 구미시 투자통상과장은 “앞으로 지역이나 국가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외국기업을 선별해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미=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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