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DIY 천연세제·화장품

  • 이은경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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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7   |  발행일 2016-05-27 제33면   |  수정 2016-05-27
■ 가습기 살균제 파문에…
내 손으로 만드는 친환경제품 강좌 인기
20160527
대구 중구 공평로 (주)자작나눔 회원인 이윤영·정석경·정혜원씨(왼쪽부터)가 자작나눔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36.5’에서 천연화장품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24일 오후 3시 대구시 중구 공평로에 자리한 (주)자작나눔(www.jajac.org). 천연화장품과 천연세제를 만들어 팔고 있는 사회적 기업인 이곳이 요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 이후 ‘뜨고’ 있다. 화학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천연재료로 만든 제품이나 직접 만드는 DIY(Do It Yourself)제품에 대한 수요로 몰리고 있기 때문.

비누, 캔들, 섬유탈취제 등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용품을 내 손으로 만드는 재미와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보다 안심이 된다는 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은 DIY제품의 인기 비결이다.

이윤영·정석경·정혜원씨 세 사람은 천연화장품과 천연세제 예찬론자다. 직접 천연화장품과 천연세제를 만들어 쓰다가 아예 자작나눔에 강사로, 직원으로 눌러앉았다. 자작나눔은 2011년 대구여성회가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시작한 사회적 기업이다. ‘내 가족들이 안전하게 쓰기 위해서’ 직접 강의를 들으러 이곳을 찾는 주부도 많다. 누구나 비누나 화장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고 자격증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정석경씨는 직접 만든 화장품의 덕을 톡톡히 본 케이스다. “우리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쓰고 있는 화장품은 화학물질과 방부제 범벅”이라는 정씨는 “직접 써보면 일주일, 늦어도 한 달 이내에 윤기 없이 푸석한 얼굴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화학성분이 정말 하나도 안 들어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정씨는 “대부분의 화장품이 실리콘계 오일을 베이스로 하는 것과 달리 천연화장품은 100% 천연오일을 기본으로 한 방울의 물도 섞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피부 트러블도 줄어들고 얼굴빛도 맑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윤영 자작나눔 부대표는 “100% 천연재료만 사용해서 일체의 화학재료 없이 만드는 천연제품이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효과도 좋아 재구매율이 높고 마니아가 특히 많다”면서 “눈으로 직접 재료를 보고 만들면서 안심하며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부들이 많이 배우러 온다. 최근 옥시사태로 인해 문의 전화가 많고, 수강생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정혜원씨는 “시민들이 친환경제품을 찾거나 만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옥시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시민들 스스로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을 찾아 움직이는 것”이라면서 “화장품이나 세제 등을 구매할 때 전 성분을 관심 갖고 확인한 뒤 구매해야 한다. 인터넷 검색만 해보면 유해물질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화학제품 디톡스에 따른 천연제품 DIY 열풍은 베이킹 소다와 구연산, 과탄산소다, 식초와 소금 판매량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제를 직접 만들어 쓰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간 천연 세정제로 사용되는 베이킹 소다, 구연산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고, 식초는 69% 늘었다. 습기 제거 효과가 있는 통숯과 천연 제습제로 사용되는 염화칼슘 판매는 각각 25%, 16% 증가했다. 먼지와 습기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는 소금 판매는 64% 늘었고 천연 주방세제로 활용할 수 있는 밀가루 판매는 18% 증가했다.

이는 화학성분 생활용품의 판매가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표백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8% 감소했다. 제습제 매출도 44% 급감했고, 탈취제와 방향제도 각각 18%, 19% 줄어들었다.

G마켓 관계자는 “친환경 트렌드에 다양한 이슈가 결합되면서 매일 쓰는 세제에서도 천연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천연 재료를 이용해 청소, 빨래 등을 하며 환경과 건강을 챙기는 고객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글=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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