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막판 변수”…부산과 네트워크 형성 가능성 촉각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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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8 07:11  |  수정 2016-05-28 07:11  |  발행일 2016-05-28 제3면
‘인천-김포’‘김해-가덕’묘한 조합
수도권 항공전문가와 연결고리로
해상공항 편파적으로 띄울 우려

영남권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연구용역을 주관하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27일 수도권 공항 전문가들과 마지막 자문회의를 가졌다.

회의내용은 비밀에 붙여져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제2관문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대구 등 영남권 4개 시·도는 이들의 ‘입’이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 국토부는 이날 자문회의 참석자들이 밀양과 가덕도 지지자들이 아니라 제3자적 위치에 있는 이들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다른 지역에는 이렇다 할 공항전문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지역의 의견을 듣는 자리로 봐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구 등 영남권 4개 시·도는 수도권 전문가들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5년 전 MB정부 때의 쓰라린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국토부는 밀양의 입지점수가 가덕도보다 앞선다는 결과보고서를 손에 쥐고도 백지화시켰다. 지역갈등을 그 이유로 들었고, 곁들여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사족을 달았다. 이때 지역갈등을 운운하며 재를 뿌린 당사자가 바로 수도권 항공전문가와 이들의 의견을 적극 보도했던 수도권 언론들이다. 인천공항의 위상추락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용역발표를 한달여 앞둔 현 시점에서도 수도권의 한 신문사는 사설을 통해 “가덕도가 탈락하면 부산에서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돈다”며 “이런 지경이라면 신공항은 차라리 짓지 않는 게 낫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KTX이용이 활성화된 현실에서 굳이 신공항이 필요하냐는 의견도 함께 개진했다. 지역갈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꼭 지어야 한다면 용역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다짐부터 받아라는 식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매체를 제외하곤 아직 대놓고 백지화를 주장하는 언론이 없다는 점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5년 전엔 수도권의 정서가 아예 지역(영남권)에는 신공항 수요가 없다고 몰아세웠지만 2014년 국토부의 용역 결과 항공수요가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현재는 무작정 신공항 무용론을 펴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수도권도 밀양이나 가덕도 중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대구시와 지역 시민단체는 또다른 문제를 걱정한다. 수도권이 부산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는 것.

부산이 그동안 자체용역을 추진하면서 수도권 항공전문가들과 돈독한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천공항도 영종도 주변을 매립해 공항을 지었는데 가덕도에 공항을 짓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해상공항의 이점을 편파적으로 부각시킬 개연성이 있어서다. 인천공항-김포공항의 존재가 부산시가 주장하는 김해공항(존치)-가덕 신공항과 묘한 조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ADPi가 가진 이번 밀양·가덕도 지지 전문가 및 수도권 전문가와의 연쇄 회의가 요식행위라며 평가절하하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남부권신공항추진위 관계자는 “또다시 국가적 대사를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대구시 등이 수도권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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