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메가트렌드 읽기 .45] 레이 커즈와일의 ‘GNR’혁명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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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30   |  발행일 2016-05-30 제29면   |  수정 2016-05-30
“유전공학·나노·로봇공학, 질병·빈곤 해결”
20160530
인공지능 AI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레이 커즈와일은 2005년 출간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까지 인간과 유사한 능력의 ‘강 인공지능’이 탄생할 것으로 예견해 지구촌을 충격에 빠트린 바 있다.

레이 커즈와일은 영화 트랜센던스 주인공의 실제 인물이다. 일찌감치 신시사이저, 음성인식기기 등 수많은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가진 억만장자다. 교보문고가 발행한 해외저자사전은 그를 ‘현 세계 최고의 발명가이자 사상가, 미래학자’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를 ‘지칠 줄 모르는 천재’로, ‘포브스’지는 ‘최고의 생각하는 기계’로 칭했다. 빌 게이츠에서 빌 클린턴에 이르는 많은 추종자들이 커즈와일의 미래 조망을 신뢰한다고 한다. ‘타임’지는 그를 두고 ‘과학을 실제의 삶에 적용해내는 커즈와일의 폭넓은 경력과 성향은 토머스 에디슨과 비교될 만하다’고 적고 있다.


DNA 읽기·쓰기 발전 가속화
인간의 삶 분자 단위로 재설계
인공지능 넘어선 ‘딥러닝’ 창조



인공지능 AI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레이 커즈와일은 2005년 출간한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n Near)’에서 2045년까지 인간과 유사한 능력의 ‘강 인공지능’이 탄생할 것으로 예견해 지구촌을 충격에 빠트린 바 있다. 특이점이란 AI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시점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레이 커즈와일이 후속작인 ‘특이점이 더 가까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er)’를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출간할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도 몇 차례 방문했던 그는 현재 구글의 글로벌브레인 이사로 근무하고 있고, ‘커즈와일AI.net’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최근 다가올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삶을 규정하게 될 3가지 기술로 유전공학, 나노기술, 로봇공학을 꼽고 이 분야의 발전 수준을 가늠하는 글을 기고해 관심을 모은다.

결론적으로 그는 △유전공학 혁명은 우리 스스로의 생물학을 리프로그램하게 할 것 △나노기술 혁명은 물질을 분자, 원자 크기에서 조작할 수 있게 할 것 △로봇공학 혁명은 비생물 인간 지성보다 더 위대한 것을 창조하게 할 것으로 예측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는 오래 전부터 유전공학의 힘을 예측해왔다. 1975년 아실로마 회의에서는 유전공학의 윤리학에 대해 토론했다. 그때부터 인류는 연구소와 실제에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냈다. 예를 들면 유전자 조작 식물은 이미 널리 퍼져 있다. (논란을 발생시키기는 하지만)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결된 이래 DNA 읽기, 쓰기, 조작하기에 관해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 발전 가속도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이것이 실현될 경우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까. 커즈와일은 앞으로 수십 년 이내에 대부분의 질병이 치유될 것이고 노화과정이 늦추어지거나 역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노기술분야에 대해서 커즈와일은 우리의 신체와 두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분자단위로 재설계하고 재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나노개념의 탄생은 1959년 리차드 파인만의 ‘바닥에는 여지가 많다(There’s Plenty of Room at the Bottom)’ 연설로 보고 있다. 이 연설을 통해 파인만은 분자의 세계가 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아주 작은 구조물을 세울 수 있는 건물 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분자 크기의 기계 개발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나노 기술 산업이 시작된 것은 1981년에 초고성능 원자현미경(STM)이 발명되면서부터이다. 이후 나노 기술은 급격히 발전해 연구의 혜택을 받은 제품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에는 선스크린, 의복, 페인트, 자동차 등이 있다. 앞으로 인류는 물질을 나노 수준에서 조작하는 방법을 꾸준히 개선시키게 될 것이다.

로봇공학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이미 좁은 인공지능(Narrow AI)의 시대에 들어와 있다. 기계가 하나 또는 몇 개의 특정된 작업을 프로그램 한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다가올 것에 대한 예고편에 불과하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은 인간처럼 다재다능하다. 커즈와일은 인간 지성 수준의 인공지능도 이미 인간을 넘어서게 된다고 한다. 이는 ‘딥러닝’이라고 부르는 강력한 머신러닝 모드이며 현재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다.

그럼 왜 이러한 기술들이 중요한가? 커즈와일은 이렇게 말한다.

“유전공학, 나노기술, 로봇공학·인공지능을 뜻하는 ‘GNR’ 혁명은 질병과 빈곤과 같은 오래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게 된다. GNR 혁명이 단계적으로 펼쳐지면 인류의 문명은 생물학을 넘어서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다. 유전공학을 통해 생물학의 원리를 파악하고, 나노기술을 통해 그 원리들을 자유자재로 조작하게 되면 이미 인간은 물질적으로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된다. 그리고 여기에 쐐기를 박는 것이 강한 인공지능이다. 결국 인간의 지적 수준에 맞먹는 인공지능이 등장하게 되면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건 필연적이며, 인류 문명은 생물학적 인간들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강력한 기술혁명에 대해 더 많이 예측하고 토론하게 될수록 인류에 해롭지 않고 오히려 이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발전의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영란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yrlee@yeongnam.com
▨자료제공=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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