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한의대의 한의학 상식] 생리기능 저하로 오는 감기, 안정과 보온·습도유지 필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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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31 07:57  |  수정 2016-05-31 07:57  |  발행일 2016-05-31 제21면
초기 발한법 효과적이지만 기·양 허약할 땐 지양해야
대중요법으로 약물만 투여시 피로 심해지고 소화기 장애도
[동국대 한의대의 한의학 상식] 생리기능 저하로 오는 감기, 안정과 보온·습도유지 필수

일년에 한두번은 누구나 감기에 걸린다.

감기를 한의학에서는 감모(感冒)라고 한다. 외부의 다양한 환경변화(바람, 온도, 습도 등)에 대해 인체의 생리기능(衛氣)이 저하됨으로써 적절한 적응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므로 주로 환절기에 발생한다. 임상증상은 계절별, 신체의 각 장부(臟腑)의 허실(虛實)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치료는 인체 정기(正氣)의 강약과 외부에서 침입한 사기(邪氣)인 육음(六淫)에 따라 거풍(祛風) 산한(散寒) 거습(祛濕), 청열(淸熱), 보기(補氣), 보혈(補血) 등의 치료법 중 적절한 방법이 응용되고 있다.

감기의 서양의학적 관점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등을 주 증상으로 하는 가벼운 호흡기질환을 지칭하는 것으로 상기도 점막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감기를 하나의 독립된 질환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상기도 감염으로 인한 하나의 복합 증후군으로 이해하고 있다.

주요 증상은 호흡기 증상으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등과 전신 증상으로 발열, 두통, 전신피로 혹은 전신 관절통 등이 많이 나타난다.

서양의학에서는 변이가 쉽게 일어나는 다양한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본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기후변화, 추위와 더위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 인체 저항력 감소, 감염력이 강한 외사침습(外邪侵襲) 등으로 볼 수 있으나 인체 정기(正氣)의 강약에 따른 신체 적응력, 개별적인 면역능력에 의해 증상의 차이가 발생하고 예후도 결정된다.

감기는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나 세균이 원인이 되어 콧물이나 기침 등의 기본증세에 인후통, 발열 등의 증세가 추가될 수 있는 상기도의 급성 감염성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한의학은 나아가 환경의 변화 및 본인의 생리기능 저하도 중요한 변수로 파악한다.

[동국대 한의대의 한의학 상식] 생리기능 저하로 오는 감기, 안정과 보온·습도유지 필수

감기의 잠복기는 대부분 24~72시간이고 급성증세는 보통 2~4일간 지속된다.

초기 감기의 증상은 미미해 약간 나른하며 코에 대한 증상(콧물, 코막힘, 건조, 가려움)으로 시작되고 목의 통증, 마른기침, 재채기, 비성, 애성,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전신쇠약,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재채기, 콧물, 코막힘은 주로 감기 첫날 시작되며 2~3일에 최고조에 달한다.

기침이나 쉰 목소리는 보통 코 증세가 없어질 때까지 지속되며, 흔히 이른 아침에 가래가 많다거나 기침이 많다고 호소한다. 열은 바이러스 감염시 소아에서 초기 2~3일간 열이 나는 경우가 흔하다. 화농성 합병증이 생기면 다시 열이 오르게 된다. 성인과 영아에서의 발열은 흔하지 않아, 성인에서의 열의 존재는 인플루엔자 감염 또는 세균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간헐적으로 눈이 따갑다는 호소와 구토,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감기의 일반적 치료법으로는 안정과 보온이 필수적이며, 습도의 적정유지 또한 필요하다. 감기의 치료법으로 초기에 땀을 내는 발한법(發汗法)을 많이 사용하는데 사기(邪氣)를 몰아내는 적절한 방법이나 지나친 발한은 신체의 정기허약을 더욱 초래하므로 신중하게 응용한다. 즉 기(氣)와 양(陽)이 허약한 경우 지나친 발한치료법은 몸의 기를 더욱 허하게 하여 몸을 냉하게 하고 심하면 소화장애 증상과 무기력,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혈(血)과 음(陰)이 부족한 경우에 지나친 발한법은 진액을 손상해 사열(邪熱)이 치성하게 함으로써 몸 안에 염증을 더욱 유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난방기와 에어컨의 사용과 함께 공기순환이 잘 안되고 밀폐된 실내에서의 생활이 늘어나면 인후통이나 목 안의 이상감을 호소하는 등의 감기증상이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데, 치료할 때 진액의 보존에 주의한다.

감기 발병 시 신체기능의 강약에 관계없이 대증요법으로 약물만 투여한다면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는 몸의 피로가 더욱 심해지거나 소화기 장애가 나타나든지 또는 병이 점차 기관지 혹은 폐 등으로 진행되는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를 볼 수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감기에도 개인의 신체 및 기능적 강약은 물론 코감기, 기침감기, 목감기, 몸살감기 등 환자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적절히 투약을 하여 그러한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있다. 즉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맞게 부족해진 기, 혈, 양기, 음기를 보충하면서 동시에 사기를 없애는 치료를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서운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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