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기 국도 덮쳐도 대책 없이 공사만…

  • 글·사진=영덕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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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02 07:49  |  수정 2016-06-02 09:13  |  발행일 2016-06-02 제12면
■ 동해중부선 철도공사 현장
201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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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에서 두 번씩이나 대형 천공기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동해중부선 철도 7공구 현장(위쪽). 지난 4월 대형 천공기가 쓰러지는 두 번째 사고가 발생했지만 현재까지도 방치된 7번국도 송천교의 난간 모습.

2차사고 후 복구계획서 미제출
4월엔 터널공사하던 인부 사망
부실·불법시공 의혹까지 받아

동해중부선 철도공사 일부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각종 불법시공 의혹까지 제기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포항~삼척 간 165.8㎞를 잇는 동해중부선 철도는 지난해 1단계 포항~영덕 구간이 마무리된 데 이어 영덕과 울진의 2단계 공사가 한창이다. 영덕구간의 경우 제6공구(10.1㎞)와 제7공구(11.9㎞)로 나눠 현재 터널공사와 노반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제7공구 공사현장에서 지난해 11월과 올 4월 두 번에 걸쳐 대형 천공기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사고는 영해면 7번국도 송천교 아래에서 국내 최대 크기(200t급)의 높이 40m짜리 천공기를 조립해 세우던 중 발생했다. 이 사고로 천공기가 송천교를 덮쳐 콘크리트 교량 난간의 상당 부분이 파손됐다. 사고 당시 송천교를 이용하던 차량은 없었지만 자칫 작업인부 20여명이 큰 화를 입을 뻔했다는 게 당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같은 장소에서 두 번이나 사고를 당한 송천교는 7번국도의 영해면 진입교차로로 하루 수백대의 차량이 이용하고 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포항사무소 관계자는 “1차사고 당시 파손된 7번국도의 교량 난간은 복구했지만, 2차사고에 대해서는 철도시설관리공단의 복구계획서를 참고해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 2개월이 지났지만 철도시설관리공단은 복구 및 안전조치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천공기 공사를 강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천공기로 뚫은 파일구멍에 기반용으로 주입하는 시멘트 밀크를 당초 설계보다 크게 줄여 사용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현장의 한 인부는 “원래 사용량의 30~40% 수준에서 주입하고 있다”며 기반 약화에 따른 부실공사를 걱정했다.

이밖에도 제7공구 구간은 노반공사장에 사용할 수 없는 폐기물을 이용해 성토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인근 구간의 터널공사장에서 터널보강재로 사용한 강섬유 콘크리트를 폐기처리 않고 일반흙과 함께 섞어 성토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동부건설 김상대 현장소장과 감리 관계자는 “추가 사고방지를 최우선시 하고 있다. 일부 성토구간에 강섬유 콘크리트가 사용된 건 사실이지만 대부분 수거했다”며 폐기물 사용에 대해 해명했다.

KCC건설이 공사 중인 인근 제6공구도 사정은 비슷하다. 두 곳의 터널공사장에서 수시로 발파작업을 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소음과 진동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지난 4월엔 터널 발파작업 중 터널공 A씨(51)가 떨어진 낙석에 머리를 다쳐 숨지는 등 안전사고 방지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동해중부선 공사 발주처인 철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동부건설의 제7공구 천공기 사고와 폐기물 성토에 대해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좀더 세밀한 현장관리로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영덕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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