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는커녕 영천서도 강수량 적은 곳…水公 “4대강 사업 일환”

  • 글·사진=영천 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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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18 07:21  |  수정 2016-06-18 07:21  |  발행일 2016-06-18 제2면
■ ‘애물단지’된 보현산댐
작년 강수량 612㎜ ‘전국 절반’
가뭄에 바닥 드러나고 녹조현상
설계 때 저수량 과다계상 의혹
홍수는커녕 영천서도 강수량 적은 곳…水公 “4대강 사업 일환”
영천 보현산댐 상류지역이 적은 강수량으로 댐 건설 이전에 놓여 있던 국도35호선과 농로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홍수는커녕 영천서도 강수량 적은 곳…水公 “4대강 사업 일환”
저수량 부족으로 용수공급과 전기생산이라는 본래 기능을 상실한 보현산댐은 현재 하천유지용수만 겨우 방류하고 있다.

◆위치·기후 제대로 고려했나

영천 보현산댐이 댐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원인을 두고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보현산댐관리단 관계자는 댐 저수량 부족에 대해 “준공 이후 전체적인 강수량이 적었고, 특히 겨울철 강설량이 매우 적었다”며 ‘하늘’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댐 위치 선정 부적합’ ‘댐 설계 시 저수량 과다계상’ ‘지역기후 간과’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보현산댐 유역의 과거 강수량 통계에 따르면 2014년 981㎜, 2015년 612㎜로 매우 적다. 특히 가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기인 5월까지의 강수량이 매우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4년 1~5월 강수량은 176㎜, 2015년 1~5월 강수량은 191㎜에 불과했다. 올해 1~5월 강수량은 319.5㎜로 지난해 대비 약 67% 증가했지만 댐 저수량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당시 댐 건설을 반대한 주민들은 강수량 부족, 지질 연약 등의 이유로 위치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댐 착공 전 환경영향평가 설명회에서 지역민들은 “댐이 들어서려는 상류지역에는 6개의 저수지가 있는데 단 한 번도 만수위를 기록한 적 없었다”며 “강수량이 전국에서 최저인 지역에 댐을 건설하려는 의도가 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실제 영천지역 연간 평균 강수량은 1천21.8㎜로 전국 1천245㎜에 비해 220여㎜ 적은 편이다. 특히 보현산댐 유역 강수량은 영천 평균 강수량보다 더 적다. 댐건설반대추진위는 “인근에 영천댐, 고로댐, 성덕댐에 용계저수지, 횡계저수지까지 있는데 보현산댐까지 들어서면 안개 탓에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다”고 반대했다. 또 당시 한 용역업체에서는 지질구조상 불연속면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밀평가를 해야 한다며 누수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수자원공사 측은 “4대강 개발 사업에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보현산댐이 포함됐기 때문에 건설이 진행됐다”며 지역보다는 국책사업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댐 전문가들은 “영천시 전체 강우량 등을 고려했을 때 당초 설계 시 저수량을 과다계상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댐 건설에 관여한 관계자 역시 “각종 정부 지원사업을 많이 받기 위해 총저수량을 2천만t 이상으로 설계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말해 저수량을 실제보다 과다계상한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저수율 낮아 곳곳 녹조 발생

현재 보현산댐은 낮은 수위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댐 건설 이전에 놓여 있던 도로·농로가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담수 초기 낮은 저수율과 최근 이른 무더위 때문에 댐 상류의 만곡부와 취수탑 등 곳곳에 녹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K-water 보현산댐관리단은 녹조가 댐 전체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지난 5월부터 물순환장치를 상시 가동하며 조류 확산을 막고 있다. 또한 황토살포 등 상황에 따른 단계적 대응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녹조발생에 따른 용수공급의 차질을 막기 위해 취수 수심을 조절할 수 있는 취수탑 최신설비(다단 실린더 게이트)를 이용할 계획이다. 이 설비를 이용 땐 조류의 영향이 없는 수심에서 상시 용수공급이 가능하다.

이병두 단장은 “녹조 발생 및 확산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상류에서 유입되는 오염원 차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영천 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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