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스턴트 대신 우리 전통음식으로 건강한 미래 여세요

  • 인터넷뉴스팀,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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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0 08:07  |  수정 2016-06-20 08:07  |  발행일 2016-06-20 제18면
■ 컵라면·햄버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화학합성물, 혼합제 등 549종 들어가
발암·유전자 파괴 등 인체에 해로워
한식은 영양학적으로 조화·균형 갖춰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스턴트 대신 우리 전통음식으로 건강한 미래 여세요
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하교 시간 학교 앞 편의점은 학생들로 북적입니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 햄버거를 먹는 사람, 컵라면을 먹는 사람…. 앗! 그런데 급식 시간에 편식이 심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주 음식을 남겨서 실랑이를 벌이던 준영이가 컵라면을 먹고 있네요. 콧등에 땀방울까지 달고 정말 맛있게 먹고 있기에 걸음을 멈추고 물끄러미 쳐다보다 문득 우리 교실의 점심시간 풍경을 떠올려봅니다.

점심시간에 급식 메뉴를 보면 ‘오늘은 아이들이 좋아하겠구나’ 또는 ‘오늘은 싫은 표정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즉 육류나 스파게티 등 아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이 나오면 누구랄 것 없이 잘 먹지만 전통음식이나 채식 위주의 반찬이 나오면 억지로 먹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도시락을 쌀 형편이 되지 않아 남몰래 수돗가에 달려가 물로 배를 채웠다는 어느 기업가의 이야기도 떠오르네요. 요즘은 먹을 것이 풍족하여 대체로 음식의 소중함이나 고마움을 모르고 음식 투정을 부리는 어린이들도 많습니다.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먹다 보니 소아 비만과 소아 당뇨 등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늘고 있어 어린이들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오늘은 음식의 소중함과 바른 먹거리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은 매일 어떤 마음으로 밥을 먹는지요. 다음 시를 한번 읊어 볼까요.

‘천천히 먹어라/공손히 삼켜라//봄에서 여름 지나 가을까지/그 여러 날들을/비바람 땡볕으로 익어온 쌀인데//그렇게 허겁지겁 삼켜버리면/어느 틈에/고마운 마음이 들겠느냐//사람이 고마운 줄을 모르면/그게 사람이 아닌 거여’(이현주 ‘밥 먹는 자식에게’)

시를 읽다 보니 매일 먹는 밥에 대한 고마움이 새삼 느껴집니다. 조선시대 말 동학운동가 최시형은 “밥 한 그릇이 세상 모든 일의 진리이다”라고 하였습니다. 흙, 바람, 눈, 서리, 천둥, 햇빛, 풀, 벌레, 볍씨와 사람의 정신 및 육체적인 모든 것이 다 같이 협동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 쌀이며 밥이라는 것입니다. 즉 자연의 힘과 사람의 힘든 노동에 의해 생산된 쌀로 만들어진 밥은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근원이므로 변하지 않는 진리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옛 어른들께서 왜 그렇게 밥(먹을 것)을 소중하게 여겼는지 조금 이해가 됩니다.

우리는 가족을 ‘식구’라고도 합니다. ‘식구’는 ‘밥을 함께 먹는 입’이라는 뜻으로 음식을 함께 먹을 때 서로의 정이 깊어지고 더욱 가까운 사이가 되지요. 밥 한 톨도 소중히 여기고 나누고 더불어 먹을 줄 아는 것이 우리 삶의 본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어린이가 굶주림에 시달리다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언젠가 뉴스에서 본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프리카 어린이의 눈망울이 떠오릅니다. ‘지구가족’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다른 나라의 일로만 생각하지 말고 ‘지구식구’라는 생각으로 어떤 음식이라도 감사할 줄 알고 내 것을 아껴서 나누었으면 합니다.

다음으로 먹거리에 대하여 살펴볼까요. 바야흐로 인스턴트 식품 홍수시대라고 합니다. 캔, 페트병음료수, 즉석요리 등 빠르고 간편하고 입에 맞는다고 자주 접하다 보니 어린이들이 인스턴트 식품을 너무 좋아하는 것이 걱정입니다. 얼마 전에 읽은 책을 보면 인스턴트 식품이 얼마나 해로운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수많은 책과 전문가를 만나서 알아낸 사실을 소설로 썼는데 요즘 우리사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우리가 즐겨 먹는 인스턴트 식품은 식품의 제조, 가공, 보존을 위해 식품첨가물이 들어가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허용하는 식품첨가물은 화학합성물, 혼합제 등 모두 549종에 달한다고 합니다. 식품첨가물은 발암, 유전자 파괴, 중금속 중독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해로움을 끼친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식품이 아니라 화학품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는 농부들이 자신이 먹을 농산물에는 농약을 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괘씸하다고 하는 소비자들에게 벌레 먹은 과일이나 채소, 꼬부라진 오이를 생김새가 좋고 빛깔도 좋은 것과 같은 값으로 사 먹는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식품을 식탁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밖에도 가지각색의 오염물질들이 얽히고설켜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오염을 가중(복합오염)시키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최근 들어 한식이 영양학적으로 조화와 균형을 갖춘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유로 세계5대 건강식으로 뽑힐 만큼 우수하다고 널리 알려졌습니다. 특히 우리의 전통 음식인 김치, 고추장, 된장, 막걸리 등은 발효를 통해 얻어진 살아있는 영양으로 장에 유익한 균이 많아 건강을 유지하게 해 줍니다. 비빔밥, 불고기 등이 항공기의 기내식으로 들어가면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세계의 유명한 요리사들이 한식을 배우러 우리나라에 온다고 합니다. 케첩보다 고추장을, 콜라보다 식혜를, 햄버거보다 가래떡을 좋아하는 우리 어린이들을 그려봅니다. 지금 당장의 편리함과 달콤함보다 건강한 미래를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임기숙<대구용계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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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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