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묵 원장의 한의학 세계] 갱년기 증상과 가미소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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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1 07:58  |  수정 2016-06-21 07:58  |  발행일 2016-06-21 제23면
[신흥묵 원장의 한의학 세계] 갱년기 증상과 가미소요산

사람의 일생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을 거친다.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진리이다.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 변화에 따른 자연의 생장수장(生長收藏) 현상이 나타나는 이치와 같다. 인생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데 태어나서 청년기까지는 봄에 해당하고, 장년기는 여름, 노년기는 가을, 겨울은 죽음과 일치하는 현상이다. 인체는 장년기부터 육체적 능력이 서서히 떨어져 노년기 질병 형성의 근원이 되는데, 여성의 경우 갱년기를 맞아 호르몬(에스트로겐)의 급격한 변화와 더불어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이상 징후를 발견하게 된다.

갱년기는 여성이 성숙기에서 노년기로 이행하는 시기로 폐경기라고도 한다. 개인차가 있으나 한의학에서는 여자의 나이 49세를 전후하여 찾아온다고 한다. 사회적 역할과 자녀 뒷바라지 등 한창 혈기가 왕성한 생활을 하다가 문득 아랫배가 나오고 소위 S-라인이 변하는 등 육체적 변화가 나타난다. 성기의 위축은 물론 우울, 짜증, 불안 등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후끈 나면서 식은땀이 나는가 하면 추웠다 더웠다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면으로 갱년기를 알린다. 온 가족이 힘들게.

폐경 여성 중의 20%가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중년 여성은 위와 같은 갱년기 증상을 경험한다. 30%의 갱년기 여성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평소 가족 건강을 우선적으로 챙기고 자신의 건강은 소홀히 한 헌신적인 어머니는 적절한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50% 이상의 여성이 갱년기 증상을 일종의 노화현상으로 인식하면서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 갱년기 증상을 방치하면 생활에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의 치유에 보편적으로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을 처방한다.

처방 명칭 중 소요(逍遙)는 슬슬 거닐어 돌아다닌다는 뜻으로 혈허(血虛)로 인한 간화(肝火)의 울체를 풀어줌으로써 심리적, 정신적으로 안정을 가져와 불면증, 우울증, 불안장애, 갱년기 증상의 개선에 활용한다.

한의학에서 혈허는 빈혈뿐만 아니라 빈혈 유사 상태로 정신 증상, 신체 증상 모두 포함되어 있다. 가미소요산은 한약진흥재단의 한약제형 현대화 사업을 통해 연조엑스(농축액) 형태의 제형으로 개발되어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조만간 보험 등제를 거쳐 보험제제로 보급 예정 중에 있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 첩약 투여에 비해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전통적 탕약의 쓴맛을 해결하여 한의치료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다.

<한약진흥재단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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