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이 따라다닌다” 보이스피싱 주민센터 공무원이 막아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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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2   |  발행일 2016-06-22 제11면   |  수정 2016-06-22

[안동] 안동에 사는 80대 할머니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속아 거액을 날릴 뻔했지만 주민센터 직원의 재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20일 오전 11시40분쯤 안동시 서부동 주민센터에 A씨(여·80)가 헐레벌떡 찾아왔다. A씨는 주민센터에 오기 전 자신을 경찰이라고 밝힌 한 남성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A씨의 말에 따르면 이 남성은 “할머니 뒤에 항상 도둑이 따라다닌다. 통장에 있는 3천500만원을 찾아 전화기 옆에 갖다 두고 열쇠는 현관 입구에 보관하라”고 했다는 것.

A씨는 전화를 받은 뒤 그가 진짜 경찰이라고 믿고 은행에서 5만원권으로 3천500만원을 찾아 남성이 시킨 대로 했다. 이후 전화상 전해받은 내용이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등 의아한 점이 생기자 궁금증을 풀기 위해 거주지 주변 주민센터를 찾았다.

A씨가 서부동주민센터에서 이창룡 행정민원담당과 이야기를 나누던 시각, 마침 이 남성에게서 또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대신 받아 통화하던 이 담당은 보이스피싱인 것을 직감하고 바로 경찰에 신고한 후 동료 공무원과 함께 A씨 집을 찾았다. 다행히 돈은 집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담당 등은 A씨를 안심시킨 뒤 출동한 경찰 순찰차에 태워 은행에 가도록 했다. 이어 서울에 사는 A씨의 자녀에게 연락해 할머니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혼자 사는 A씨가 보이스피싱범 말에 속아 은행 등에서 찾은 3천500만원은 자녀에게서 받은 용돈을 모은 것으로 거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담당은 “A씨가 공무원을 믿고 있었던 일을 그대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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