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김해 확장’ 현미경 검증…이달 안 공식입장 발표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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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4 07:00  |  수정 2016-06-24 07:00  |  발행일 2016-06-24 제2면
①수용인원 뻥튀기? ② 장거리 노선 취항 가능? ③ 소음 해법은?
대구시 ‘김해 확장’ 현미경 검증…이달 안 공식입장 발표
23일 김해공항 주변 곳곳에 소음에 항의하는 김해공항소음대책주민협의회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영남권 주민들의 숙원인 신공항을 백지화시키고, 대안으로 생뚱맞게 김해공항 확장안을 제시한 ADPi의 용역결과에 대한 검증이 시작됐다. 대구시는 검증 작업 및 지역민 의견수렴을 거쳐 늦어도 이달 안으로 이번 ‘신공항 사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年 수용인원 3천800만명 근거
공항운영 배점·분석 기초자료
소음권역·공사비 산출 내역 등
진짜 ‘신공항’인지 검증한 후
경제계와 실익 챙길 방안 논의

◆현미경식 검증

대구시는 표면적으론 23일 국토부에 용역자료를 요구하면서 검증작업을 본격화했지만, 실제는 용역발표 당일인 지난 21일부터 이미 검증카드를 꺼내들었다.

대구시가 검증에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김해공항의 기존 활주로 2본(2천700m, 3천200m)에 3천200m짜리 1본을 추가해 연간 3천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과거 용역결과에 따르면 현재 김해공항 용량(1천700만명)에 활주로 1본을 추가해도 5~20%(85만~340만명) 증대에 그쳐 투자대비 개선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활주로 1본으로 신공항 건설취지인 북미·유럽 중장기 노선 여객수송과 화물기 취항이 가능한지도 자세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대구경북지역민이 인천공항을 가지않아도 될 정도의 규모가 되느냐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군 공항을 겸하고, 주변의 시가지가 조성된 김해공항 일대의 소음과 확장 가능성 정도를 조사하기 위해 현장확인 작업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증팀은 밀양 후보지 유치실패로 존치하게 된 대구공항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지적할 계획이다. 김해공항 수요(2046년 기준·3천800만명 기준)를 초과하는 시설용량에 대해서는 대구공항으로 국제노선을 분산해야 하고, 여객터미널 증축도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덧붙여 평가항목별 기초 데이터와 배점부여 기준과 관련해선 공항운영 배점 및 분석에 사용된 기초자료, 활주로 위치·좌표·비행절차 검토내용도 속속들이 파악해볼 예정이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작업이 보다 정밀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구시 검증TF 인력의 보강도 검토되고 있다. 경북지역에서 추천하는 공항전문가(수도권)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세계적인 용역기관인 ADPi의 연구 성과물을 파악하는 데는 그만큼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역민 총의 모아 판단

대구시는 용역검증과 동시에 경북도와 함께 지역 민심을 살피고 있다. 이른바 ‘투 트랙’ 전략이다. 김해공항 확장 카드를 몰래 끼워넣어 ‘김해 신공항’으로 포장한 정부의 행태에 힘없이 주저앉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부산과 달리 끝까지 정부를 믿고 유치경쟁을 자제해온 대가 치고는 너무 참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게 지역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2일 노보텔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지역 언론사 사장단을 만나 향후 대책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권 시장과 김 도지사는 오는 27~28일쯤 대구상의에서 지역 각계각층 대표자 100명과 함께 검증작업 후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실익을 챙길 수 있는지를 중점 협의한다. 부산은 기존 김해공항 시설 확충이라는 ‘나쁘지 않은’ 선물을 받았지만, 대구·경북은 빈손으로 속칭 손가락만 빨아야 한다는 상실감에서 빨리 헤어나오기 위해서다.

대구시 관계자는 “김해공항 확장이 지역민들이 원한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확충, 공항 접근성 강화, 물류비 절감 및 신규기업 유치에 도움이 되는 ‘진짜 신공항’인지를 빨리 검증해서 입장을 밝히겠다”며 “공항으로 불거진 문제는 공항 관련 사안으로 풀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은 2005년 신공항 후보지로 영천 금호지구를 1순위로 내정해놓고도, 지역이기주의로 비쳐질까봐 2순위였던 밀양을 고심 끝에 최종후보지로 정한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용역결과 불복’ 또는 ‘조건부 수용’ 입장을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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