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농업은 이미 ‘아열대’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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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4 07:22  |  수정 2016-06-24 07:22  |  발행일 2016-06-24 제12면
온난화 탓 열대과일 재배 북상
패션프루트·무화과·푸룬 생산
억제재배기술로 출하경쟁 피해
대구경북 농업은 이미 ‘아열대’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아열대 작물의 국내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열대과일 국내 생산량은 총 1천174t으로, 전년(769.6t)보다 52.5% 급등했다.

품목별로 패션프루트(408.7t)가 가장 많았고, 망고(398t), 파인애플(167t), 용과(86t), 파파야(62.9t) 등이 뒤를 이었다. 재배 면적도 같은 기간 58㏊에서 106.6㏊로, 80% 넘게 증가했다.

특히 망고는 2001년 제주에서 첫 재배를 시작한 이후 경북을 비롯한 전남, 전북 등으로 확산되면서 전국 재배농가가 15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최근 열대과일재배 농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현재 패션프루트(백향과)와 무화과를 재배하는 농가가 각각 1곳, 6곳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인 패션프루트는 현재 6천900여㎡ 규모의 달성군 다사읍의 한 농가에서 연간 1.2t가량 생산되고 있다.

무화과는 달성군 하빈면의 6개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다. 규모는 총 2만여㎡에 이르며, 연 생산량은 44.5t 가량이다.

경북에서도 패션프루트와 한라봉, 푸룬 등 열대과일 재배가 한창이다. 특히 패션프루트는 김천 19곳, 칠곡 8곳, 경주·영양 5곳 등 총 52개 농가가 재배 중이며 지난해 285t을 수확했다. 이외에 안동(12곳) 등 14곳에서는 푸룬을, 경주(5곳), 경산(1곳) 등 6곳에서는 한라봉을 재배하고 있다.

이 같은 아열대 작물 재배 증가세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평년 기온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평균 기온은 100년 사이 약 1.8℃ 높아졌으며, 이는 지구의 평균 상승 온도보다 2.4배 가파른 것이다. 이에 1980년대 초 제주 지역에서만 생산됐던 월동배추와 겨울감자는 현재 전남 해남, 보성 등 남부 해안에서 재배되고 있고, 대구의 대표 재배품목인 사과와 복숭아도 경기·강원까지 재배지가 북상했다.

김정현 달성군청 과수특작담당은 “온난화 영향과 함께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희귀과일 재배로 눈을 돌리는 농가도 꽤 있다”며 “대구에서 재배되는 열대과일은 일반적인 재배시기보다 늦춘 억제재배기술을 통해 다른 지역과의 출하 경쟁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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