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委서도 ‘느닷없는 결정’ 집중 추궁…신공항 백지화 성토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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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5   |  발행일 2016-06-25 제3면   |  수정 2016-06-25
20160625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가운데)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에게 질의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눈을 감고 있다. 오른쪽은 정종섭 의원. 연합뉴스

“국민 협의도, 검증도 없이 진행”
“2009년 배제된 案이 어떻게…”
“기준 안지킨 용역 무효되나”묻자
강호인 국토 장관 “그렇다” 대답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소관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날 전체회의는 무산된 영남권 신공항 결정 과정의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대구권의 4선 중진인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수성구을)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난 과정의 절차상 문제에 대해 짚어본다”며 “김해공항은 국토부와 부산시가 6차례 용역을 했지만 모두 실효성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해공항 확장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전문가들의 논의와 검증할 기회도 배제한 채 그냥 (결과를) 불쑥 갖다 던진 것”이라며 “사전에 이런 저런 과정을 통해 여기가 최적지가 될 수 있다고 국민들에게 알리고 협의했어야 하는데 느닷없이 여기로 결정났으니 따라라 그러니까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강호인 국토부 장관이 김해공항 확정은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용역기관의 결정’이라고 답하자 주 의원은 “앞으로 국토부 장관 위에 (신공항 용역을 수행한) ADPi가 있다, 그렇게 나라를 운영할 것이냐”며 “과정에 대해 사과하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특히 그는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는 영남권 신공항에 대해 2쪽짜리 보고서를 내놨다”면서 “업무보고 때 신공항에 대해 더 자세히 보고해주고 ADPi의 용역보고서도 제출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같은 당 정종섭 의원(대구 동구갑)도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 논의가 시작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기존 공항 확장으로 결정됐다”며 “그 원인을 국민들이 정확하게 납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2009년 당시 국토해양부 연구 결과는 결국 김해공항이 배제되고 최종 후보지는 밀양, 가덕도로 압축됐다”며 “그런데도 영남권 신공항 문제가 다시 김해공항 확장론을 추가시켜서 결과적으로 이것을 영남권 신공항이라고한다면 과연 대구·경북 주민, 국민들이 쉽게 납득이 가겠느냐”고 질타했다.

부산권의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김해공항 확장은 김해 신공항이 아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명백한 공약 파기다. 신공항 조건은 안전성과 24시간 운영이 가능해야 신공항인데 오히려 소음 민원 급증 등 국민 걱정을 강화하는 건 매울 신(辛)자 신공항”이라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이어 “강인호 장관은 지난 21일 김해공항 확장 결정이 콜럼버스의 달걀, 발상의 전환이라고 했는데 앞서 2012년 국토부 의뢰로 만든 용역에는 이미 몇 가지 사유로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게 어떻게 발상의 전환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의원이 강호인 장관에게 ADPi의 용역결과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을 지키지 않았으면 무효가 되느냐고 묻자, 강 장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대안이 있었음에도 발표하지 않고 지역간, 주민간, 지자체간 갈등을 방치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라며 “국민들의 당혹감에 대해 어느 누구도 유감 표명을 안하고, 책임도 사과도 안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국토부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을 먼저 헤아렸다면 이처럼 갈등 관리에 무책임할 수 없다”며 “대통령은 사과도 안 하고 있다. 업무보고를 하기 전에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를 표명하는 것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영남권 신공항으로) 지역 간 첨예한 갈등이 빚어졌고 (신공항에서) 탈락한 지역은 아쉬움이 남겠지만 (영남권 지자체들이) 앞서 합의한 대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승복해달라”고 거듭 말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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