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꿈 이룬 ‘화가 소방관’

  • 조경희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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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9   |  발행일 2016-06-29 제13면   |  수정 2016-06-29
대구 달서소방서 정진희 소방정
안전테마파크 아트홀서 개인전
전시회 꿈 이룬 ‘화가 소방관’
최근 전시회를 가진 정진희 소방장은 “조금 늦었지만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다음엔 더 잘 그려서 전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서 부모님께는 말도 못하고 그냥 포기했죠.”

대구시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1층 아트홀에서 달서소방서에 재직 중인 정진희 소방장(여·43)의 개인전이 최근 열렸다. 아트홀 개관 후 다섯 번째 전시회인 이번 작품전에 정 소방장은 고양이 그림과 인물화 등 13점을 출품했다. 창고로 사용되던 곳이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 안전테마파크 아트홀은 전·현직 공무원을 비롯, 미술협회 회원이나 공모전에 입상한 작가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무료로 대관하고 있다.

정 소방장은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좋아했다. 미술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정도로 흥미로웠지만 가정형편상 일찌감치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대전이 고향인 그는 소방공무원이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와 직장생활로 학비를 모은 뒤 26세에 늦깎이 대학생이 된다. 대전 우송공업대학 안전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소방관 특채로 소방공무원이 됐다.

직업을 가지고, 같은 소방공무원인 남편 표세권 소방위(49)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정 소방장은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아 포기했던 그림을 시작했다. 가까운 문화센터에서 유화를 배웠다. 한 번 시작하면 3~4시간씩 몰입을 한다. 그림에 빠져드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아서 놓을 수가 없다는 그는 한 달에 1~2점을 그려낸다. 이번에 선보인 13점은 그렇게 1년 정도 걸려서 완성된 작품들이다.

정 소방장은 “그림은 인내를 배우게 한다”고 했다. 그림이 잘 안 될 때 그만둘까 생각하다가 참고 꾸준하게 그려 완성이 되었을 때는 쾌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자신에게 엄청난 플러스가 되는 것 같다”고 말한 뒤 “부끄럽지만, 전시회를 연 것은 잘한 것 같다”며 살며시 미소 지었다.

글·사진=조경희 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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