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파 ‘공약 번복’ 對국민사기 논란

  • 입력 2016-06-29 00:00  |  수정 2016-06-29
“EU에 낼 돈, 의료·복지 투입 약속 실수
이민자도 통제하지만 줄이지는 못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을 주동한 진영이 허위에 가까운 공약을 남발했다는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대한 후회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장밋빛 공약을 제시한 탈퇴파 정치인들이 말까지 바꾸자 ‘대국민 사기극’ 비판이 나오고 있다.

EU 잔류파 정치인과 국민이 격분할 뿐 아니라 EU 탈퇴에 투표한 유권자도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각) 영국 BBC 방송과 미국 CNN 등이 보도했다.

브렉시트 진영은 매주 EU에 내는 분담금 3억5천만파운드(약 5억4천69억원)를 내지 않으면 그 돈을 국민건강서비스(NHS)에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EU 분담금을 아끼면 매주 최신 시설을 갖춘 병원을 지을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런데 국민투표 이후 대표적인 브렉시트 지지자인 이언 던컨 스미스 전 고용연금장관은 BBC 방송에 출연해 “EU 분담금 전액을 NHS에 투입하자는 게 아니라 분담금의 상당 부분을 의료 서비스에 쓸 수 있다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심지어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UKIP) 대표는 이 공약이 실수였다며 공약 실현 여부를 보장할 수 없다고 잡아뗐다.

또 브렉시트 진영은 캠페인 기간 이민자 유입을 줄이지 못하는 영국 정부를 비판하며 이민을 통제할 유일한 방법은 EU 탈퇴라고 강조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 온 순 이민자 수는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로 둘째로 많은 33만3천명을 기록했다. 국민투표를 앞두고 나이절 패라지 영국독립당 대표는 “통제불능 상태인 대량 이민이 EU에 잔류하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민 문제는 표심을 EU 탈퇴로 기울게 한 핵심 이슈였다. 실제로 많은 유권자가 이민자 감소를 기대하며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탈퇴에 표를 던졌다.

이제 브렉시트 지지 정치인들은 EU를 탈퇴한다고 이민자 수가 급격하게 감소할 수 없다고 한발 물러서고 있다.

EU 탈퇴파인 나이절 에번스 하원의원은 앞으로 영국에 들어오는 이민자가 줄어들 수 있느냐는 BBC 라디오 질문에 “그건 오해"라며 “호주식 포인트제 이민 시스템을 도입하면 영국이 이민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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